음성자료
구연상황
앞의 이야기 후 제보자가 그전에 들려준 얘기들을 상기시키자 청중들에게는 이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면서 다음을 구연하였다.
채록내용
근데 그 운수 좋은 사람이여, 운수 좋은 사람. 그 사람은.
근디 옛날에 그 어느 시골에
#1아이 그게 들으갖고 있간디.
가난하게 사는 그 노부부가 살고 있었는디,
앞집에 노부부는 영감이 풍수지리를 햐, 지관.
그 쇠 갖고 댕김서, 이 산세 봐주고 묏자리 봐주고 하는.
그걸 해갖고 돈을 잘 벌어서 돈 잘 쓰고 잘 사는데,
뒷집에 노부부는 영감님이 그것을 못 햐. 무식해서 배운 게 없어서.
그러닌게 할마니한테 늘 지다바리를 하는 거여.[청중 웃음]
“앞집에 아무거시 양반은 이릏게 지관질을 하고, 유식해서 이릏게
돈도 잘 벌어서 편안히 잘 살고 호의호식하고,
할마이도 호강하고 이릏게 잘 사는데,
당신은 도대체 그 나이 되더락 뭣을 했길래
배우도 못하고 이래갖고 지관질도 못 하냐고”
아 그래 그 소리도 한두 번이지, 자꾸 여러 번 할마니가 끄니 때마다
보리밥 먹을라먼 생각나고, 죽 먹을라먼 그 얘기하고 하닌게,[웃음]
여 영감도 조꼼 쫌 골이 났다 하까 뭔가 좀 분발심이 좀 생겼다 그 말이여.
그래서 “아, 그러믄 어디 가서 패철이나 하나 구해 와봐.”
패철이라고 쐬, 그거 나침반 그거 놓고, 방우[방위] 보는 거.
그래서 앞집에 할마니한테서 할마니가 찾아가갖고는 인자 얘기를 한겨.
“하, 대처 집이 양반은 이릏게 해서 돈도 잘 벌고 이라고 지관질 하는디,
우리집 영감은 쑥맥이라서 그것도 못하고, 하도 내가 보거리를 채우고 그랬드니
패철을 하나 구해오라고 하네.“
“그려? 아 우리 영감 쓰던 거, 저 못쓴 거 저거 하나 있어.”
그람선 [청중 웃음] 그것을 내온게,
인제 녹이 박박 슨 거 쓰도 못할 거 인자
그것을 주머니서 갖다 준단 말여.
그래 인제 이놈을 갖다 영감을 준 거여.
“아 패철 구해 왔은게 나가라.”고.
아 인제 내모는 거여. 패철까지 준비해서 돈 벌어오라고 쫓으니
영감이 배겨 낼 재주가 있는가. [청중 웃음]
패철 구해오라고는 인자 공갈로 한긴디.
하 그래서 인자 짊어지고 패철을 그놈을 차고 정처 없이 좌우간 나갔다. 어디. [웃음]
참 이 거리 저 마을로 인자 그 뭐 저 김삿갓이맹이로이.
그 인자 아 어디만큼 어디. 인자 봄날이라 따땃한 봄날여.
게서 어느 동네 문 앞에를 떡 당도한게, 참 이런 큰 멧벌이 있는데,
“아따 여그 복호명당이라더니, 참 좋다.”
이래쌈선 꼬마댕이들이 막 재주를 넘고 둥글고
그 짠디밭에서 이래 놀드란 말여.
거 복호가 뭔지도 모르지.
게 묏자리를 보고 ‘아 복호, 복호란 것도 있구나.’
그래 생각을 해. 게 한 고개를 넘어간 게
그 인자 날이 엥가니 석양이 됐는디,
잠자리를 구해야겄어. 게서 그 고개 날망이서 이릏게 내려다보닌게
젤로 지붕날망이 크고 부잣집 겉이 생긴 집이 있드랴.
게서 인자 그리 살살 찾아갔더니, 사랑방에 과객이 꽉 찼드라네. [웃음]
과객이라는 건 인자 지나다님선 그 얻어먹고 이제 풍수지리도 해주고.
뭐이 얘기도 해주고,
옛날에 뭐 그 문자깨나 배왔으면 인자 그런 것도 어띃게
대신 해서 써주기도 하고, 뭐 애기들 이름도 지어주고
말하자먼 택일도 해주고,
그 뭐여 그 궁합도 봐주고 인자 그 그런 그러게 해서 인자
그러고로 대니는 사람들이 그 과객 노릇 하는기라.
그 사람들이 인자 그 사랑, 게 옛날엔 인자 부잣집이 사랑방에는 그 과객이,
식객이 멫 명씩은 안 떨어지는겨.
먹고 메칠 쉬어서 가먼, 또 다른 사람이 오고 오고.
이릏게 해서 인자 과객을 치러내는 저 집이 있어.
밥술이나 먹고 인자 사대부집에는.
게 인제 고런 집이를 마침 들어간겨.
내려다 본 게 짐작은 여그도 있어서 이 본게,
지붕딸막이 큼직하니, 어 그러닌게
‘저그 가먼 뭐 재워주겄다’ 싶어 간게 마침 잘 간기라.
사랑방에 들으간게
“사랑으로 드시오.”
해서 가본게는 마 갓쟁이들 뭐 깨나깨나 사람들이 꽉 돌아가 있어.
게 본게 뭐 인제 얘기들 해쌌고,
저녁이 인자 돼서 밥을 얻어먹고 인자 있으닌게는,
그 풍수 얘길 하는겨. 말하자먼 그 사람들이 전부 풍수들이여.
근데 이 영감이 자기 그 묏자리를 잡아놨는데, 인자 지망을 해놨는데,
그 자리를 나는 그 영감은 꼭 자좌로 써야 되겄는데,
풍수들은 인자 뭔 좌를 쓴다, 뭔 좌를 쓴다
뭐 각각이 다 자기 그 명분을 내세울라고 그 논리를 펴쌌거든.
그러믄 인자 그 중에서 인제 그 맘에 그 영감 맘에 든 사람이 인자 스카웃 되는기라.
@아, 주인 영감 맘에 드는?
주인 영감 맘에 드는 의 의론이 인자 그 맘에 든 사람이 인자 그
그 풍수가 스카웃 돼갖고 그 집이 인자
말허자믄 산세 보러 다니고 뭐 하고 이릏게 해서 일 봐주고 돈을 벌어 먹는기라.
그에 그 경쟁이 붙어갖고 그 집이 가서 그릏게 모두 늘어붙어 있어.
아 저녁이 돼서 모두 아 이러고 저러고 뭔 얘기를 해쌌는데,
아 뭘 알아야 얘기를 하지. [청중 웃음]
그래니까 말 안하고 있으면 왜 중은 간다고 하는 얘기가 있잖야.
그러닌게 뭔 소리 섣불리 잘못 꺼냈다가는 밑천이 들어나게 생겼인게,
말 안하고 있으먼 중간은 가겄다 싶어서 암말 안하고 이라고 저녁내 들어앉아서
막 얘기만 듣고 앉았는데,
인자 이튿날 게 인자 대처 인자 그 주인 영감이 생각할 적에 가만히 인자 보닌게,
다른 사람은 다 얘기를 해쌌는데, 하나는 그릏게 꿔다 논 보릿자루맹이 참,
무피무 묵묵부답을 하고 그라고 앉았거든.
‘참 이상하다. 저 사람이 필경이 뭣이 있기는 있는디.’ 싶어서
그 사람 옷 있는 디를 가만히 이릏게 들여다 본게 아 그 패철이 있단 말여.
‘옳거니 [손바닥을 치며] 이늠이 풍수는 풍순디 저 사람들
하는 말이 의론이 전부가 이 사람 맘에 안 맞은게
이거 얘기를 차라리 안 하고 있는기구나.’ 이릏게 넹겨 짚었단 말여.
그거 운수 아닌가.
게 이튿날 인자 이 다른 풍수들은 인자 여비 노잣냥씩 처부쳐서 다 보내고,
아 이 사람도 노자를 줄까 한게 이거 근데 재수가 없어서 인자 그것도 빠졌네.
돈도 안 주네. 노자도. 다른 사람 다 줘서 보내는디.
참 그 밥만 얻어먹고 앉았으니,
“아이 노인장은 여기 좀 당분간 계시쇼. 더 쉬어 가이쇼.” 그런단 말이여.
아 이거 땀날 일이지. 뭘 알아야. [청중 웃음]
아 그래서 인자 밤중에 자다가 잠도 안 오고, 불안하고 그거 그럴 거 아녀.
초조하고 혼자 있으니.
게서 인자 달 훤히 밝은데 달밤에 참 문을 열고 돌아다니기에 인자 바람을 쐬고
살살 이라고 댕긴게, 아 광 있는데 어디서 똑똑똑똑똑 소리를 남서나
“여보쇼, 여보쇼.” 부른단 말여.
@광에서요?
광에서. 광.
그래서 깜짝 놀랬지. 무슨 일이고.
“뭐 나 귀신은 아니고 사람인게 이리 좀 와 보쇼.”
게 인자 이 그게 누구냐 하믄 이 집 맏메느리여.
그 집 맏메느린디, 시집 온 지 일곱달 만에 아들을 낳았어.
그러니까 부정 아닌가. [청중 웃음]
아 부정인게 그래갖고 고마 양반가에서 이런 불측한 일이 있냐 싶어서
광에다 가돠 논기라.
가돠 놓고 머리를 산발을 해서 이래 놓고 밥만 쪼깨씩 줘.
게 인자 그 알아. 이 메느리가 자기 시아버지가 풍수를 좋아하고
자기 묏자리는 자좌오행이 좋다고 그릏게 고집을 하고
그른 것을 인자 그른 걸 다 알아.
알고 자기 선조 그 뫼가 그 복호명당이 있다는 것도 알아, 이 며느리가.
며느리가 옛날에는 여자들도 유식하지 않앴어, 대갓집에서 시집가먼.
게 알고 있어.
게서 틀림없이 그 집에서 어버부리고 있는 영감은 풍수여.
이 메느리가. 게서 불른겨. 불러갖고시나다가
그런게 깜짝 놀래지. 그래갖고 있인게.
“놀랠 것 없소. 내가 이 집 맏며느리요. 맏며느린데
시집 온 지 내가 일곱달 만에 애기를 배갖고 와서 아들을 낳았소.
이래 갖고 내가 그 죄닦음 하니라고 이릏게 갇히갖고 고생을 하니
당신도 좋고, 나도 좋고 좋은 수가 있어. 그린게 내 말 꼭 들어.”
“허 얘기해 보라.”고.
“내일 우리 아버님이 틀림없이 선산 구경을 가자고 헐 테니, 그 자리를 데릿고 갈껴.
우리 아버님 신의지 잡아 논 데를.
다른 사람 별 소릴 다해도 우리 아버님이 자좌오행이다 쓴다고 고집을 한게,
이 자리는 누가 뭐라 해도 자좌오행이래야 된다고 한마디 하고,
그라믄은 또 다음에 데릿고 갈껴.
데릿고 가먼 그 복호명당을 데릿고 갈 테닌게
무릎을 탁 침선, 참 복호명당 좋구나.
복호명당에 칠색에 생남을 해야 운을 제대로 받는긴데
당신 집에 칠색에 생남한 사람 있어, 없어?
@아, 칠삭에 생남한다고?
에. 호랭이가 일곱달 만에 새끼를 난댜.
그런게 호랭이 명당에다 뫼를 쓰먼 자손이 일곱달 만에 애기를 낳아.
“그런게 당신이 고렇게 고렇게만 하먼은 당신은 당신 좋고 나 좋고,
당신 팔자 고치고 나 팔자 고친게 고롷게 꼭 햐.”
아 이거 귀가 버쩍 띄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서 지금 뭐 아는 것은 없지,
패철은 하나 마느래한테 기 안 깪일라고 얻어오라 한게 마느래가 또 얻어다 줬지,
거이 쇠를 놓고 보니 까막눈이 쇠를 알아. 어찌야.
하 이거 그런데다 아 이렇게 메느리가 일러주니 뭐 아는 길 찾아가기 아녀.
하 이래서 인자 잠이 잘 와. 푹 자고 나니.
아침에 막 다른 사람 그저 그 앞날은 그냥 합동으로 밥을 그냥 그럭저럭 주더니,
막 진수성찬이네 아침에. 거 진짜 저 풍수다고 대접하니라고.
게 걸게 먹고 [헛기침소리 흉내를 내며]
“아 지관어른 우리 저 산세 구경을 갑시다.”
“하, 가지.”
아는 질 찾아가듯기 오직 좋은가.
“아, 갑시다.”
가서 본게
“이 자리가 내 명당인데 여그를 어띃게 쓰먼 좋겄소.”
“아 이거 벨 소리 다 할 테지만은, 이거 어쨌든 자좌오행이라 여그는 맞는 거요.”
하하 이거 영감이 궁뎅이를 딱 침선, ‘옳거니, 풍수 만냈구나.’
그 다음에 인자 자기 선산 자랑한다고 인자 그 복호명당에 데릿고 갔어.
데릿고 가서 이거
“복호명당 좋다더니 진짜 좋구나. 이 복호에 묘 쓰먼은 칠색에 생남하는긴데
당신 집에 칠색에 생남한 일 있어, 없어?”
눈을, 큰 소리를 탕 침서, “있어? 없어?” 하고 막 반말을 내갈기니게
아 영감이 그만 깜짝 놀랬지.
게서 운수가 대통했어. [청중 박수]
그래갖고 집이 와서 그냥 몽땅 돈 주고 짊어 주고,
막 역군 치어서 지어서 그래 내려 보내고 메느리,
“야야, 내가 큰 죄를 졌다. 이러니 어짜겄냐. 이릏게 하고 그런게
우리 선영 명산 명당 운 받아서 이 귀공자를 낳았으니 얼매나 좋은 일이냐.“
이릏게 해서 하늘겉이 메느리 떠받치고 잘 살고,
이 사람은 돈 벌어 갖고 와서 앞집이 코가 납작하게 부자로 잘 살았다는 얘기.
운수 좋은 사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