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사돈대접 잘못했다가 낭패 본 사람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박경수, 류경자, 정혜란, 강아영
조사장소
경상남도 남해군 설천면...
조사일시
2011. 1. 25(화)
제보자
정흥섭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조사자가 조사의 취지를 밝히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제보자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매우 긴 서사구조를 갖춘 이야기임에도 불구
하고 끝까지 차분하고 알아듣기 쉽게 구연해 주었다.

채록내용

[일련번호 및 파일명] 1-04_04_FOT_20110125_PKS_JHS_0001
[제목] 사돈대접 잘못했다가 낭패 본 사람
[구연정보]
        조사일시 : 2011. 1. 25(화)
        조사장소 : 경상남도 남해군 설천면 금음리 봉우마을 설천면종합복지회관
        제보자 : 정흥섭
        청중 : 14명
        조사자 : 박경수, 류경자, 정혜란, 강아영
[구연상황] 조사자가 조사의 취지를 밝히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제보자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매우 긴 서사구조를 갖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차분하고 알아듣기 쉽게 구연해 주었다.

[줄거리] 옛날에 산중 사람과 섬사람이 사돈을 맺었다. 하루는 산중 사돈이 딸네 집에 간다고 찾아갔다. 칙사 대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돈이 하루 종일 굶고 해거름에 찾아갔는데, 섬 사돈이 저녁은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체면에 먹었다고 했더니 밥을 주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나서려고 하는데, 사돈이 아침을 먹고 가라고 했다. 그래서 체면에 바쁜 일이 있어서 빨리 가야한다고 하자 또 밥을 주지 않고 보냈다. 화가 난 사돈이 이 섬 사돈을 골탕 먹이기 위해 꾀를 내어 산중으로 불러올렸다. 그리고는 콩죽을 덜 끓여 먹여놓고 호랑이가 온다고 하면서 문을 걸어 잠갔다. 섬 사돈은 꼼짝도 못하고 옷에 일을 보는 바람에 끌고 온 소와 달구지를 버려두고 아침 일찍 도망을 쳤다.
[본문] 
        육지, 육지란다. 저- 숩기{쉽게} 말하자몬 햄앵{함양} 산청.
        @ : 예.
        여 우리 경상도로 말하자면 햄앵 산청 산중이거덩. 산중. 또 해변가 사람은 삼천포 오디{어디} 사천 근방 해변가 사람이라.
        해변가 사람인디, 저 산중 사돈의 딸이 해변가로 시집을 왔어. 응. 시집을 왔는디, 산중에 있는 사돈이 딸네 집에 와서, 딸네 집이 우찌 사는고 볼라고 살살 걸어온께, 햄앵 산청이면은 삼천포까지 올라 쿠몬 그 하룻길이 넘네. 숩게 말하자몬.
        그래서 그 길을 올라쿠니께, 할뭄이 아침에 밥을 잘해 줘 많이, 사발이지마는 뚜덕뚜덕 누질라{눌러} 가지고 한 그륵, 배고플 끼라고 잔뜩 해서 믹이놓고{먹여놓고}, 이래가지고 인자 얼른 딸네 집에 댕기오라고 이리가이 했다.
        이리 간께 딸네 집에 참 뭐 점심도 안 사 먹고, 그럴 때 뭐인 돈이라도 별로 있나? 그래가지고 삼천포로 내리와서 딸네 집에 온께, 다행히 해가 거심헌디{어둑한데} 도착을 했어. 도착을 했는디, 이 사돈이라 쿠는 기 이 저, 맞이허는 사돈이, 딸네 집 그 사돈이, 바깥사돈이, 아이! 오몬, 이집에 오몬, 사돈네 집에 오몬 칙사 대접을 받을 줄 알았는데, 산중 사돈이.
        아이! 배는 고파 죽겄는디, 점도록{저물도록} 굶어 가, 점도록 질을{길을} 걷고 배가 오죽 고플 것가? 그 뭐뭐, 누라도 뭐뭐 생각해보나 안하나 그거는 환허이 아는. 그래가지고 사돈네 집에 떡! 들어선께 바깥사돈이 허는 말이,
        “아이구! 사돈 내리옵니까?”
        그것꺼지는 인사가 좋아여. 아이구 그런데 허는 말이,
        “아이! 사돈.”
        저녁때가 됐는데, 말허자몬,
        “저녁 우찠소?”
    #청중들 : 웃음.
        당장 사돈 말이 그리 가거덩. 그런께,
        아, 내가 저녁을, 명색이 사돈네 집인디, 점잔찮고로{점잔하지 않게} 안 먹었다고 헐 수도 없고,
        “저녁 묵고 왔십니다.”
        묵었다 쿤다. 그런께 저거 며느리로 보고, 그 며느리가 그 영감, 걸어온 영감 딸이제. 며느리가.
        “야야! 아무것아, 자- 우에 사돈님이 내리오싰는디, 저녁도 들고 오싰단다.”
        고 이리사{이러고 있어}.
        “그런께 저녁 걱정은 헐 것도 없다.”
        이래가지고 그만, 연중에 그 집도 안방에 사랭이{사랑방이} 있었던가. 그럴 때는 엥간허몬{어지간하면} 살림이 사는 기 안방에 사랭이 있다. 안에 사랭이 있고, 안에는 쪼금 유식허고 점잖은 사람이 노는 사랭이고, 밖에 사랑은 여여 문턱이 있어야 되거마는. 요것과 같이로 요리 가이. 문이 있어야 되고.
        밖에는 그만 보통 얘기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담배나 마 노다지로 풋고, 이런 사람들 노는 자린디, 그래가 와서 아이! 점도록 거기서 앉아서 놀라 쿤께, 그만 배는 속에 쪼그랑 소리가 나제. 다 배고파 보몬 알지만은. 배가 살 고프몬 배 속에서 쪼그랑 소리, 소리가 나네. 이 허허 다 젂어 봤는지는 모르지만은.
        소리는 나샀제, 아이! 사돈은 그래도 사돈네 사랑 자랑을 허는가 몰라도 뭐 사람들 데리놓고 별놈우 얘기로 허고.
        아이구! 저녁이나 얼른 한 숟가락 묵으몬 좋겄해 죽겄해도 망개{도대체} 그렇게 점잖은 자리에서 저녁을 주나? 저녁은 안 주고, 그 사랑에 놀러온 사람들 그만 밤늦도록꺼지 놀고 안 가는 기라. 새사돈이 왔다꼬 그 얘기 들을라고 안 가고 있제. 배는 고파 죽겄제. 쪼그랑 소리는 나제.
        이래가이 있는 찰나에, 그래가이고 잠을 잤는가 우쨌는고 그래가이고 저저 사돈이, 아침을 잡숫고 가라 캤는 모양이제. 그런께 사돈네 체면에,
        “아이구! 내가 바뿐 일이 있어 가이 갈란다.”
        꼬, 어띠기 속으로 괘씸헌지, 그리 가이고, 괘씸해 가이고 그만 올라갈라꼬 헌께,
        “야야! 사돈이,”
        며느리로 보고 허는 소리제.
        “야야! 사돈이 올라와싰다가 그만 바뿐 일이 있어가이 아침도 안 잡숫고 간단다. 아침헐 걱정도 없다.”
        이럼성{이러면서} 그만 또 굶기 보내네.
        ‘아이구! 이런 놈의 세상이 있나?’
        오이{어디} 가서 뭘 사 묵자니 돈이 있나? 그런 데는 오이 저저저 주막이라고, 그럴 때 술집 이런 걸 갖다가 보통 주막집이라 캤어. 주막집이라 캤는데, 주막이 얼른 오이 있나? 배는 고파 죽겄제. 하루 점도록 어띻기 부애가{부화가} 나는 지.
        ‘요놈우 사돈을 한 번 내 집에 끄어올리기만 올리몬 내도 니 복수를 헐끼다!’
        속으로, 내라도 안 그렇겄는가? 복수로 허끼다 세고{생각하고}.
        ‘명색이 사돈인디 사람대접을 이렇기 할 수 있나?’
        그래가지고 올라와서 저거 할뭄한테 그런 서러운 고문을 했다 헌께, 할뭄도 이해가 슬- 가거덩. 고개를 끄덕끄덕 헌단 말이라. 참, 그 말이 옳다.
        “이놈우 영감쟁이로 올라오몬 식겁을 믹이끼다.”
        “그런디 언제 온답니까?” 이런께,
        “야이 사람아. 언제든가 올끼세.”
        이러 쿠고 있다. 그래가 오기 전에 이 사돈이 계획을 삼기로 우띻기 삼았냐 허몬은,
        “할뭄.”
        “네.”
        “아무 연분에 사돈이 올 모양이니께, 그날 저녁에는 저녁을 허는데 죽을 쒸게. 죽을 쒸는데 우띻기 쒸냐 허면은 죽을 두 솥을 쒸게.”
        사돈을 많이 줄라고 두 솥을 쒸는 게 아니고, 한 솥은 좀 매{많이} 낋이고, 한 솥은 살- 낋이가이 대, 콩죽 대{덜} 낋이 놓으몬 얼쭈{거의} 묵도 못허네 그거. 다 묵어봤는가 모르지만은. 허허허. 콩죽 대 낋이 놓으몬 못 묵네.
        “그래가지고 매 낋인 거는 내로 주고, 대 낋인 거는 사돈을 줘라.”
        그래가지고 하내이{한 명이} 한 그륵썩, 대 낋인 놈은 콩이 퉁퉁 불어가지고 있는 걸 사돈을 한 그륵 주고, 매 낋인 거는 저거 영감을 줬단 말이라.
        묵은께, 앞에 요쪽에 저저 거울이 하나 붙어가 있었던 모양이제. 그럴 때 뭐인 거울이 있었을까? 그거는 거짓말 같애여. 그런 때 그 옛날인디, 뭐인 거울이 큰 기 있겄나?
        그래가이 거울이 붙어가 있는디, 그 문 앞에 비치는 걸 보니까, 아! 이놈우 사돈이 첫숟가락을 묵음성{먹으면서} 그만 쌍을 찡그림서로 못 묵을딧기 숟가락을 놓을상 싶우거덩. 그런께 그만 호통이 벼락, 벼락 치는 소리라.
        “이 망헌놈우 할망구가, 나무를 해다가, 나무를 해다가 매 낋이라 캤는디, 이 죽을 좀 대 낋있고나!”
        이럼서 뭐, 제 죽은 매 낋있는디, 묵음서 인자 사돈이 훼나{혹시나} 숟가락 놓을까 싶어서 호통을 침성 까딱허몬 저저저저 죽 더리{덜} 묵다가는 사돈네끼리 싸움 붙겄거덩.
        그래가지고 숟가락을 놓을상 싶우몬,
        “이년이 죽을 대 낋있다.” 쿰성,
        “사돈이 만약 숟가락을 놓으몬 직인다{죽인다}!”
        쿰성 이를 떨떨 갈고 이러거덩. 그래가 사돈을 얼쭈 죽을 그 다 믹있어{먹였어}. 다 믹이가이고, 그래가지고 제 죽은 다 묵고. 그 영감들 둘이서 죽을 한 그륵썩 다 묵었어. 저 사돈, 삼천포서 올라간 그 사돈영감은 생죽을, 생콩죽을 다 묵었고. 이리 가이 저거 영감은 옳은 콩죽을.
        저저 콩죽을 잘 낋이 놓으몬 맛있네. 그리 맛있는디, 다 묵었는디. 그리가지고는 사돈이 허는 말이,
        ‘요 사돈이 요만치 생죽을 묵었이몬 뭐인 일이 날 끼라.’
        고, 일이 나는 거는 사실 아인가?
        #청중들 : 웃음.
        일 날끼몬, 가만히 들어본께 배 속에서 뭔 노성벽락을{뇌성벽력을} 허는 소리가 나거덩. 그런께, 옛날에는 쐬통이{쇠 자물통이} 있나? 문고리가 요리 있는디, 걸어장는{걸어 잠그는} 기 숟가락 안 있는가베? 숟가락을 가지고 요리 딱 걸어 잠금성,
        “아이구! 여거는 해가, 산그늘만 지몬 호랭이가 와서 전부 쇠도{소도} 다 물어가고 뭐, 다 물어가고 없다.”
        꼬. 도저히 문을 잠가 놓고 문을 안 끼라 줄라 쿠네.
        ‘아이! 이놈우 씨발놈우 거, 사돈이야 이렇든 저렇든 우선은 내가 볼 일을 봐야 되겄는디…….’
        망개 볼 수가 있나? 요 뭐뭐 문을 잠가놓고 막 호랭이가 덤비서 꼼짝을 못 헌다 쿠네. 그런께 무섭아서 사실은 뭐, 볼 일을 못 봤이몬 못 봤제, 뭐 문을 못 열겄거덩. 어띠기 야단을 허는고.
        그래가지고 그서 그만 형편을 못 이기는 형편을 당하고, 날이 샌께, 그래가지고 날이 샌께 인자는 요놈우 사돈이 문고리로 살- 그 숟가락을 끼래줬는가 우쨌는고, 내 그거는 안 봤인께 모르지만은.
        @ 조사자들 : 웃음.
        허허허. 날이 샌께 뭣 달아나딧기 사돈이 오이 그만 간 곳이 없다. 그래가지고 그 사돈이 어띠기 욕심이 많은 지, 그 삼천포서 내리와서 헌 얘기가,
        “사돈, 요런 데는 머심이{머슴이} 신을 삼아 신으몬 뭘 가 삼아 신십니까?”
        이런께,
        “여거는 전부,”
        그때는 마, 옛날에는 전부 짚신 아인가베?
        “짚신을 가이고, 짚을 가 삼아 신으몬 많이 신으몬 삼일 신고,”
        짚신 그기 그리 빼이{밖에} 안 되네. 한 삼일 빼이 못 가네.
        “삼일 신고 글안허몬{그렇지 않으면} 그만 뭐 우쩌다가 사일도 가지만은 그거는 좀 애럽다.”
        꼬. 이놈우 머심이 일을 안 해. 지 신 삼아 신을라네, 뭐 일헐 여가가 있나.
        “그러몬 사돈은 그 가몬 뭘 가이 삼아 신십니까?”
        “아이구! 우리 집에 오몬 산중이 돼서 밭을 치몬{일구면} 나무뿌리가 많-이 나옵니다. 나무뿌리 가지고 삼아 신으몬 한 덜 두 덜은 보통이요, 한정 없이 신십니다. 굉장히 오래 갑니다.”
        그리 쿤께 요놈우 사돈이 욕심이 많아 가이고, 그 사돈 저녁도 안 준 놈의 사돈이, 비면이{어지간히} 욕심이 많겄나? 그래가이고,
        “그러몬 사돈, 그 풀뿌리를 좀 구헐 수가 있십니까?”
        “아이구! 오몬{오면}…….”
        사돈 끄어올릴라 쿠는 소리제.
        “오몬 그기야 뭐 천집니다. 그만. 우리도 재 놓은 기 더리{더러} 있고.”
        이런께, 요놈우 사돈이 그때 올라갈 때 우찌 갔는고 소구루마를{소달구지를} 끗고 올라갔어. 욕심이 많아 가이고 많이 가이 올라꼬.
        @ : 아, 많이 갖고 올라고.
        # : 응. 많이 가 올라고. 그리 가이 소로 매놓고, 죽을, 저녁을 얻어묵는디, 그놈우 생죽을 얻어묵었단 말이제. 그런께 뒷날 아침에 옴성 그만 그리가이고 굿을 당허고 있는디, 챙피스럽아 있을 수가 있나?
        그래가이고 그만 쇠고 뭐뭐 뭐이고 다 내삐리고 그만 해서 도망을 했다. 그래가이 사돈이, 그 사돈이 사돈대접 잘 못해 가이고 쇠 한 마리, 구루마 한 개 다 잃어삐리고, 다 잃어삐리고 제 중우다가{바지에다가} 뭔 일봐 가이고 영감보고{혼이 나고}, 망신당허고 그래가이.
        사람이라 쿠는 기 욕심이 너무 많아도 안 된다. 이기야. 가이방{적당히} 해야 되고, 우리 여거 있는 분들도 보몬, 그 있는 거 좀 씨고, 서로가 욕심 너무 부리지 말라고. 욕심 너무, 과욕을 허몬 못 씨는 기라. 하아{응}. 그래서 내가 그런 얘기가 전에 오이 들은 얘기제. 내가 보지는 안 했는데, 아마 그런상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