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이야기를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른 제보자가 예전에 책에서 봤던 이야기라면서 운을 뗐다. 어른들이 장순자씨의 목청과 구연방식을 좋아하여 책을 자주 읽어달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 역시 확실하지는 않지만 역사책에서 봤다며 일본 ‘요섭이’ 이야기를 구연하였다. 오래전에 읽었던 것이라 이야기의 전체를 알고 있지 않다는 점을 스스로 미리 밝히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채록내용
[본문] @1조사자 : 어사 박문수나 뭐 김삿갓이나 방학중, 정만서 이런 사람들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거 옛날에 저거는 내가 그 책을 보기는 봤는데 인제 기억이 안 나네. 옛날에 거 역사책인데 거 일본 요섭이 나오는 거. 거 역사책 그걸 내가 봐가주고 조마침{(+조금)} 알긴 아는데 다는 내가 이야기를 모르겠어. 아, 근데 그 요섭이라 카는{하는} 사람이 참 대단한 사람이랬어요. 그런데 그 일본 장수를 죽일라고. 그 그 무슨 기생을 이름을 알았는데 기생 이름을 모르겠네 그 기생 이름을. 그 기생을 데루고{데리고} 인제 거를 갔어요. 일본을 갔어요. 가가주고 거 기생을 돈을 주고서는 밤에 드가면은{들어가면} 이 장수는 밤에 잘 적에 눈을 버-이{훤히} 뜨고 잔대요. 아-주 눈을 이렇게 막 크게 뜨고 자고 쪼금{조금} 인제 잠이 덜 설자니{(+&충분히 못자다&라는 뜻임.)} 반은 감고 자고, 아주 고만 안 잘 때는 눈을 감고 있대요. [웃으면서] 그런 성질을 가있대요{(+가지고 있대요)} 그 장수가. 그랬는데 한 번은 인제{이제} 그 날짜를 딱 잡았대요. 날짜를 딱 잡았지. 고것도{그것도} 인제 날짜대로 한다는 구만요. 하루 이틀 사흘 나흘째는 싶이{깊이} 자고, 그래가주고 그 날짜를 잡아서 다 이 여자가 그 사람한테 인제 그 장수한테 첩으로 드갔어{(+들어갔어)}. [단호한 목소리로] 첩으로 들어가가주고 거 가서 막 바라지{(+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온갖 일을 돌보아 주는 일을 뜻함.)}를 해줘가주면서{(+해주면서)} 고걸{그걸} 다 살폈어요. 그래 살펴가주고 그래 인제 이 사람한테 인제 연락을 줘가면서 하는데 대문이 열두 대문 이라요. 막 아주 그런데 거기를 인제 뚫고 드가는데{(+들어가는데)}, 자기 마누라니깐 거 드가지{(+들어가지)} 아무도 못 드가잖아요{(+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인제 이 사람을 죽일라고 뚫고 드가자면{(+들어가자면)} 자기가 전부 뒤를 따라 댕기며{다니며} 해줘야하자나. 그래가주고 열 두 대문에 방울을 다 달아났는데 문 하나만 만지면 방울이 달랑달랑달랑 그고, 하나만 만지면 방울이 달랑달랑 하거든요. 그래니께네 아무도 거 접근을 못해요. 근데 이거는 첩이니깐 그게 마누라가 되었으니까. 한 대문 열고 드가는데 그 인제 솜을 가져가서 틀어막고 두 개 열고 들어가면 솜으로 틀어막고. 세 개 들어가면 솜으로 틀어막고, 이래가주고 열 두 대문 그 방울을 다 틀어막았대요. 다 틀어막고 인제 방문을 딱 열고 들어가면서, 그래 이 사람이 그 사람을 쥑이러{죽이러} 갈 적에 거 그걸 다 털어 담아놓고. 그 옛날에 부엌에 때면{(+아궁이 따위에 불을 지피어 타게 하다.)} 재가 나오잖아요. 이 앞 처마{치마}에다가 재를 하나 담아가주고 가주가서{(+가지고가서)} 싸가주고 갔어요. 싸가주고가서 그래 인제 그 장수터러, “이 요섭이의 목을 쳐라.” 치는데 발질{(+발길질)}로 한 번 시기{세게} 차라 하더래요. [웃으며] 잠을 시게{깊게} 들어 자는 눈을 화악 들다보니 크게 뜨니 이 사람이 보니 기가 맥히잖아요{막히잖아요}. 그런데 발질을 시게{세게} 차라 그러대요. 그래가주고 발질을 타악 시게{세게} 차니 으- 이러면서 기지개를 치는데. [직접 기지개를 켜면서] 여기에 비듬{비늘}이 척척척척 일나드래요{(+일어나더래요.)} 그러니 그 비듬{비늘}이 있으면 암만{(+아무리)} 칼로 쳐도 안 드간다네{들어간다}. 근데 인제 그 비듬{비늘}이 척척척 일라더래요{(+일어나더래요)}. 근데 그 비듬사이로 칼을 치라 하더래요. 그러이 인제 이케{(+&이렇게&의 방언)} 가르쳐줬어. 그래가주고 이 사람이 참 들어가가주고 발질{(+발길질)}을 차서는 비듬{비늘}이 척척 서니께, 비듬 섰는 사이로 칼로 냅다{(+몹시 빠르고 세찬 모양을 뜻함.)} 치니께네. 막 고만 이 사람이 치는 떠오름{(+솟아서 위로 떠오르다는 것을 뜻함.)}으로 그 바람에 고만에 앞 처마{치마}에 싸가주고 갔던 재를 목에다 착 얹혔어. 안 얹히고 내비두면은{(+내버려 두면은)} 이 머리가 도로 가서 드러붙는 다네요{들러붙는 다네요}. 그랬는데 이 여자가 날쌔게 가서 고마 재를 얹쳐가주고 드리붙지도{달라붙지도} 못하고 머리가 천장에 타악 튀어 올라가 천장이 뚫어져서 천장위에 머리가 널름{(+무엇을 빠르게 받아 가지는 모양을 뜻함.)} 올라가 앉았대요. 그런 저게 옛 책을 옛날 역사책을 읽어 봤어요.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으며] 아이고 [계속 웃으면서] 근데 그게 요셉이요? 예, 요섭이요. 요섭이라 하더라요. 요섭, 요섭. 요섭이라고 하는 한국사람이? 거 한국사람 이름은 모르겠고, 저 일본의 요섭이라 그랬어. 장수가 일본 요섭이. [물 한 모금 마시고] 오래되가주고 인제 거 장수 이름도 잊어버렸네. 뭔 덕인데 그래가주고 거 어른들 앞에 앉아서 책을 지렁지렁{(+정확한 뜻은 알 수 없으나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소리를 뜻하는 듯함.)} 읽어주니깐 제가 일으니깐{읽으니깐} 어른들이, “아이고 참 책 읽는 소리도 좋다. 음성도 저키{(+저렇게)} 좋고 책 읽는 청이 참 좋다.” “니 와서 책 좀 읽어다고, 책 좀 읽어다고.”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이래가주고 그 책을 다 띴어요{(+읽었다라는 것을 뜻함.)} 그 책이 근데 엄청 두까왔어요{두꺼웠어요}. 그걸 다 봤는데 하도 오래되가주고 중간 중간 다 잊어먹고. @1조사자 : 그래가주고 인제 이야기를 좀 많이 아시는구나. 예, 그래가주고 그 사람이 장수를 쥑있으니깐{죽였으니깐} 성공한 거잖아요. 그래 그 첩 때문에 그 장수를 잡았지. 조선에 들어올 적에 이 사람이 그래가주고 그 장수가 그 요섭이를 쥑이가주고{죽여가지고} 머리를 가주고 갔다가 내한테 갖다 바치라 했어요 우리 조선의 임금이. 그걸 보따리 싸가주고 와가주고 임금님한테 갔다 바칬대요{바쳤대요}. 그래가주고 그만침{그만큼} 자기가 벼슬이 올라갔대요. [웃으면서] 그걸 못 잡아줬으면 바쳤으면 벼슬을 못할껜데, 그러이 그걸 갖다 바치니 얼마나 높아져요. 한 없이 올라가는거지. 지금으로 말하면 임금 거 저 대통령까지 올라갔는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