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일본장수 요섭이를 죽인 장군과 기생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임재해, 조정현, 김신효, 기미양, 박혜영, 황진현, 신정아, 고호은, 신혜진
조사장소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
조사일시
2010. 1. 26(화)
제보자
장순자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이야기를 끝내고 잠시 숨을 고른 제보자가 예전에 책에서 봤던 이야기라면서 운을 뗐다. 어른들이 장순자씨의 목청과 구연방식을 좋아하여 책을 자주 읽어달라고 하였다. 이 이야기 역시 확실하지는 않지만 역사책에서 봤다며 일본 ‘요섭이’ 이야기를 구연하였다. 오래전에 읽었던 것이라 이야기의 전체를 알고 있지 않다는 점을 스스로 미리 밝히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채록내용

[본문] 
        @1조사자 : 어사 박문수나 뭐 김삿갓이나 방학중, 정만서 이런 사람들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거 옛날에 저거는 내가 그 책을 보기는 봤는데 인제 기억이 안 나네.
        옛날에 거 역사책인데 거 일본 요섭이 나오는 거.
        거 역사책 그걸 내가 봐가주고 조마침{(+조금)} 알긴 아는데 다는 내가 이야기를 모르겠어.
        아, 근데 그 요섭이라 카는{하는} 사람이 참 대단한 사람이랬어요. 그런데 그 일본 장수를 죽일라고.
        그 그 무슨 기생을 이름을 알았는데 기생 이름을 모르겠네 그 기생 이름을.
        그 기생을 데루고{데리고} 인제 거를 갔어요. 일본을 갔어요.
        가가주고 거 기생을 돈을 주고서는 밤에 드가면은{들어가면} 이 장수는 밤에 잘 적에 눈을 버-이{훤히} 뜨고 잔대요.
        아-주 눈을 이렇게 막 크게 뜨고 자고 쪼금{조금} 인제 잠이 덜 설자니{(+&충분히 못자다&라는 뜻임.)} 반은 감고 자고, 아주 고만 안 잘 때는 눈을 감고 있대요. [웃으면서] 그런 성질을 가있대요{(+가지고 있대요)} 그 장수가.
        그랬는데 한 번은 인제{이제} 그 날짜를 딱 잡았대요. 날짜를 딱 잡았지. 고것도{그것도} 인제 날짜대로 한다는 구만요.
        하루 이틀 사흘 나흘째는 싶이{깊이} 자고, 그래가주고 그 날짜를 잡아서 다 이 여자가 그 사람한테 인제 그 장수한테 첩으로 드갔어{(+들어갔어)}. [단호한 목소리로]
        첩으로 들어가가주고 거 가서 막 바라지{(+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온갖 일을 돌보아 주는 일을 뜻함.)}를 해줘가주면서{(+해주면서)} 고걸{그걸} 다 살폈어요. 그래 살펴가주고 그래 인제 이 사람한테 인제 연락을 줘가면서 하는데 대문이 열두 대문 이라요.
        막 아주 그런데 거기를 인제 뚫고 드가는데{(+들어가는데)}, 자기 마누라니깐 거 드가지{(+들어가지)} 아무도 못 드가잖아요{(+들어가잖아요)}.
        그래서 인제 이 사람을 죽일라고 뚫고 드가자면{(+들어가자면)} 자기가 전부 뒤를 따라 댕기며{다니며} 해줘야하자나. 그래가주고 열 두 대문에 방울을 다 달아났는데 문 하나만 만지면 방울이 달랑달랑달랑 그고, 하나만 만지면 방울이 달랑달랑 하거든요.
        그래니께네 아무도 거 접근을 못해요. 근데 이거는 첩이니깐 그게 마누라가 되었으니까.
        한 대문 열고 드가는데 그 인제 솜을 가져가서 틀어막고 두 개 열고 들어가면 솜으로 틀어막고.
        세 개 들어가면 솜으로 틀어막고, 이래가주고 열 두 대문 그 방울을 다 틀어막았대요.
        다 틀어막고 인제 방문을 딱 열고 들어가면서, 그래 이 사람이 그 사람을 쥑이러{죽이러} 갈 적에 거 그걸 다 털어 담아놓고.
        그 옛날에 부엌에 때면{(+아궁이 따위에 불을 지피어 타게 하다.)} 재가 나오잖아요. 이 앞 처마{치마}에다가 재를 하나 담아가주고 가주가서{(+가지고가서)} 싸가주고 갔어요. 싸가주고가서 그래 인제 그 장수터러,
        “이 요섭이의 목을 쳐라.”
        치는데 발질{(+발길질)}로 한 번 시기{세게} 차라 하더래요. [웃으며]
        잠을 시게{깊게} 들어 자는 눈을 화악 들다보니 크게 뜨니 이 사람이 보니 기가 맥히잖아요{막히잖아요}. 그런데 발질을 시게{세게} 차라 그러대요.
        그래가주고 발질을 타악 시게{세게} 차니 으- 이러면서 기지개를 치는데. [직접 기지개를 켜면서]
        여기에 비듬{비늘}이 척척척척 일나드래요{(+일어나더래요.)} 그러니 그 비듬{비늘}이 있으면 암만{(+아무리)} 칼로 쳐도 안 드간다네{들어간다}. 근데 인제 그 비듬{비늘}이 척척척 일라더래요{(+일어나더래요)}.
        근데 그 비듬사이로 칼을 치라 하더래요. 그러이 인제 이케{(+&이렇게&의 방언)} 가르쳐줬어. 그래가주고 이 사람이 참 들어가가주고 발질{(+발길질)}을 차서는 비듬{비늘}이 척척 서니께, 비듬 섰는 사이로 칼로 냅다{(+몹시 빠르고 세찬 모양을 뜻함.)} 치니께네.
        막 고만 이 사람이 치는 떠오름{(+솟아서 위로 떠오르다는 것을 뜻함.)}으로 그 바람에 고만에 앞 처마{치마}에 싸가주고 갔던 재를 목에다 착 얹혔어. 안 얹히고 내비두면은{(+내버려 두면은)} 이 머리가 도로 가서 드러붙는 다네요{들러붙는 다네요}.
        그랬는데 이 여자가 날쌔게 가서 고마 재를 얹쳐가주고 드리붙지도{달라붙지도} 못하고 머리가 천장에 타악 튀어 올라가 천장이 뚫어져서 천장위에 머리가 널름{(+무엇을 빠르게 받아 가지는 모양을 뜻함.)} 올라가 앉았대요.
        그런 저게 옛 책을 옛날 역사책을 읽어 봤어요. [큰 소리로 호탕하게 웃으며]
        아이고 [계속 웃으면서]
        근데 그게 요셉이요?
        예, 요섭이요. 요섭이라 하더라요.
        요섭, 요섭. 요섭이라고 하는 한국사람이?
        거 한국사람 이름은 모르겠고, 저 일본의 요섭이라 그랬어. 장수가 일본 요섭이. [물 한 모금 마시고]
        오래되가주고 인제 거 장수 이름도 잊어버렸네. 뭔 덕인데 그래가주고 거 어른들 앞에 앉아서 책을 지렁지렁{(+정확한 뜻은 알 수 없으나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소리를 뜻하는 듯함.)} 읽어주니깐 제가 일으니깐{읽으니깐} 어른들이,
        “아이고 참 책 읽는 소리도 좋다. 음성도 저키{(+저렇게)} 좋고 책 읽는 청이 참 좋다.”
        “니 와서 책 좀 읽어다고, 책 좀 읽어다고.” [부끄러운 듯 웃으면서] 이래가주고 그 책을 다 띴어요{(+읽었다라는 것을 뜻함.)} 그 책이 근데 엄청 두까왔어요{두꺼웠어요}.
        그걸 다 봤는데 하도 오래되가주고 중간 중간 다 잊어먹고.
        @1조사자 : 그래가주고 인제 이야기를 좀 많이 아시는구나.
        예, 그래가주고 그 사람이 장수를 쥑있으니깐{죽였으니깐} 성공한 거잖아요. 그래 그 첩 때문에 그 장수를 잡았지. 조선에 들어올 적에 이 사람이 그래가주고 그 장수가 그 요섭이를 쥑이가주고{죽여가지고} 머리를 가주고 갔다가 내한테 갖다 바치라 했어요 우리 조선의 임금이.
        그걸 보따리 싸가주고 와가주고 임금님한테 갔다 바칬대요{바쳤대요}. 그래가주고 그만침{그만큼} 자기가 벼슬이 올라갔대요. [웃으면서]
        그걸 못 잡아줬으면 바쳤으면 벼슬을 못할껜데, 그러이 그걸 갖다 바치니 얼마나 높아져요. 한 없이 올라가는거지.
        지금으로 말하면 임금 거 저 대통령까지 올라갔는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