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밤에 호랑이와 마주친 사연
자료분류
현대 구전설화
조사자
강진옥, 김영희, 이홍우, 김나래
조사장소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
조사일시
2012.01.18
제보자
조백순
조사지역
경기인천

음성자료


구연상황

대보름날 남장 놀이에 관해 설명한 후 남편과 결혼하게 된 사연을 잠시 이야기했다. 이어서 조사자가 호랑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아냐
고 묻자, 직접 본 일이라며 구연을 시작했다.

채록내용

@2조사자 : 그, 옛날에 여기는 산세{山勢}도 있고 해서- 그, 어르신들 윗대 어르신들한테요,
        @2조사자 : 뭐 저, 호환{虎患}당한 이야기나 뭐, 호랑이한테 물려갔다든지 호랑이 관련해서 좀 이야기 들어보신 것 있으세요?
        내가 봤어요.
        @2조사자 : 아, 보셨다고요?
        에, 열아 그때가 열일곱 살 적엔가 열여덟 살 적엔가 그때,
        @2조사자 : [제보자에게 남편 앞에 있는 녹음기 가까이 오라고 권유함.] 예, 이쪽으로 좀 오세요.
        [약간 민망한 듯 웃으며] 아니 그, 아니 안 가도 돼요.
        @2조사자 : [웃음] 너무 너무 내외하셔가지고, 이쪽으로 저희가 그래 녹음기 옆으로…….
        근데 인제 그때는 모여가지구 저, 아가씨 적에 마을 방에 이렇게 등잔불 켜놓구, 그리구 뜨개질을 했어요.
        뜨개질을 해므는 이불보 [손으로 뜨개질 시늉을 하며]요렇게 꽃 하나씩 뜨구, 뜨개질 바늘 코바늘루, 그렇게 했거든요.
        근데, 열두 시면 인제 헤어지잖아.
        열두 시면 헤어져 가지구, 열두 시에 인제 우리 집이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이쪽이었었는데 개울 저 끝에.
        올라가는데 [남편에게] 그, 그 전에 금분네{(+이웃사람 집)} 이, 저기 저그 있지?
        그러믄 태분네{(+이웃사람 집)}에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잖아?
        거길 이렇게 막 올라가니까 그 마당에 뻘건 짐승인데 소만해.
        소만한 짐승이 보고 있는 거야, 나를.
        나는 그걸 몰르구 그냥, 밤이라 그냥 거길 올라 간 거야.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구, 뒤로 올 수도 없구 그냥, 가만히 이렇게구 서 있었어 그거를 보구.
        그런데 인제 자기도 놀랬나봐, 사람을 보구.
        가만히 이렇게 보는 것 같더라구, 맞닥뜨려서 얼굴을.
        보고 있더니, 뒤돌아서 저 온 길 있지 그, 우리 집 건너가는 길 건너 가지구, 산으로 이렇게 쭉 올라가더라구.
        [손으로 호랑이의 이동 방향을 가리키며] 이렇게 해가지구 앳동지{(+마을의 지명인 듯.)} 있잖아, 글루 올라가는 거야.
        근데 그냥, 거 거 가는데도 무서워서 뒤로 갈 수도 없구 그냥 거길 따라 가가지구 집으로 그냥 들어갔어.
        들어가갖구 밤에 무서워서 얘기두 못해구 아주 혼-났어 진짜.
        내 아주 죽을 뻔 한 거야.
        아유, 어느 틈에 집으루 뛰어 들어갔는지도 몰라, 놀래갖구.
        근데 그게 얘길하니까 호랑이라 그래더라구.
        꼭 소만해, 소.
        그래갖구 진짜 많이, 엄청 놀랬어.
        그 그, 그 뒷날은 못 나왔어 그래갖구.
        무서워서.
        그 거, 그걸 봤어 나는.
        근데 그게 호랑이라구, [웃으며] 밤에 다니지 말라구 그랬다구.
        @2조사자 : 옛날에는…….
        그 생각을 해믄 지끔두 무서워서 소름이 쫙-끼쳐.
        그걸 그냥 이렇게 계단을 올라가, 마당을 올라가는데 그게 보이더래구.
        발짝을 띠지도 못해구 [조사자 웃음] 옮기지두 못해구 그냥, 서 있었던 거야 그냥.
        근데 자기가 그냥 뒤돌아서 가더래구.
        @2조사자 : 참, 큰일 날 뻔 했네요?
        아유, 큰일 날 뻔 했어. [조사자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