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지난 추곡리 조사 당시 마을회관에서 만난 제보자로, 생애담을 조사할 만한 제보자라 생각되어 다시 자택을 방문하여 추가 조사를 실 시하였다. 제보자의 기본사항을 조사하던 중에 제보자가 생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연행하기 시작하였다.
채록내용
@1조사자 : 그 칠남매는 키우실라면 되게 고생하셨겠어요, 혼자서 키우실라면. 아-, 말도 못 해. @1조사자 : 농사지어서 키우셨어요? 음. @1조사자 : 무슨 농사 지어서. 그때는 밭농사. 하-, 씀바구 알아? @1조사자 : 씀바구요? 음. 씀바구, 고들빼기, 깻잎, 전-부 그 따다가 용인 갖다 팔았어. 그땐 버스도 없어, 걸어서. 이게, 많이두 해. 영감 죽고 많이 고생, 영감 있을 때도 고생 지-기 했지, 그때 했어. @1조사자 : 아, 가난하게 사시느라? 어, 아이 영감이 술 잘 묵지, 빚보 잘 쓰지. @1조사자 : 빚보증이요? 응. 그 옛날에, 고리채 있지? 고리채 해가주고 다-, 거기 했지. 옛날 여, 여 밤나무가 우리 땅이여. 그래, 다 팔아 묵고 죽었어. 그러니께 내가. [한숨을 쉬고] 긍게 밤에, 밤에. 그때 전기불도 없어. 일이 많으니께 밤에 빨래 해입고 밤에 콩밭 매고. @1조사자 : 밤에 콩밭 매고? 어, 영감이 그냥 드-럽게 속을 쐭였어. 만날 빚보 쓰고, 소 기르든 것두 다- 잽혀 먹지. 그러먼 또 그걸, 옛날에는 저- 용인에다 맽겨 놓믄 음, 그땐 이천원이야. 소 믹이는 밥이. 그럼 그를 돈 해가주고 찾아와야 돼. 그, 돈이 어딨어? 그 밤에, 긍게 밤에 나하고 같이 가는 거야. 소 끌고 가먼 밤에 그냥 저, 말치고개로, 걸어서. 그게 맽겨놓고 또 밤에 오는 거야. 그믄 애들이 그냥, 그때 시어마이도 기셨어{계셨어}. 이 아드막{아랫목}에 가 오물오물오물-하게 있어. 그런 세상을 살았는데. 그래 만-당게{만날} 빚보증 쓰고 그래가주고 노름하고 그러잖아! 응, 그믄 여자가 가만 있어? 만날 앙앙, 앙앙그르고 그르지? 만-날 싸우고- 뭐, 죽이니- 어쩌니. 그냥 작두에다가 내 대가릴, 끌고 가서 짤라 죽인다고 그러지-. 또 끌어다 버려 분다고 저-까정 끌고 가지, 또 요 밑에 저수지 있지? 또, 이혼하러 가재요. “그, 마 가자고.” 가먼, 안 가고 저수지에다 밀어 넣- 불라고, 나를. 그래 나는 안 죽을라고, 끼어 나왔지. 그때 죽었으먼 고생 안 하고 사는데. 그렇게, 그여, 이얘기 할라면 하-도 끝도 없어. 그거, 나 산 이얘기. @1조사자 : 할아버님이 살아생전에 고생을 많이 시키셨군요? [당연하다는 듯] 으음-! 기-냥, 밤중에도 있다가 그냥, 우리 막내딸, 시방 마흔둘 된 애, 그거 업고 도- 동네로, 저-리 동네 노름방 찾아가주고 끌고 오다가, 응? 그때 여기 저수지가 없었어요. 그-, 거기서 실갱일, 죽니 사니 허고. 그래두 어떡해? 새끼들 때문에 인자 끌고 오는 거지. 그래, 만-날 싸우지. 또 인자, 그 한 해는 또, 눈이 어-떻게 많이 오. 그때 오천가, 그땐 시장이 있었어요 오천장이. 그래, 쌀 팔러간게{팔러가니까} 그때 눈이 무지무지하게 와가주고 응? 그, 그때 모도{모두} 동네서 그 다 치워요, 길을. 떫어{뚫어}. 갔어. 나중에 인제 쌀을 팔아가주고 오다가, 이, 주막거리만 보먼 그냥 못 지내, 술이 먹어야 와, 응? [한숨을 내쉬며] 허-, 그라믄 그 또, 지켜 앉았어, 응? 지켜 앉았으믄 술 다- 먹고 끝나믄 또 와. 또 그땐 내가 젊었잖아요. 또 벨놈이{별놈이} 다 있어. 응 벨, 들오라 그러고 뭐, 벨놈이 다. 우리 영감을 데리고 끌고 와. 오다 보이께 인제 그때 달이, 섣달이니께 달이 있잖아? 눈이 바닥두 이, 길이 없는 거라. @1조사자 : 아, 눈이 너무 와가주고? 응! 여까정{여기까지} 빠져, 여까정. 여기 오다가, 그때는 저수지 밑에다가 쌀자루를 버리고, 그냥 왔어. 그 인제 영감은, 신발 다 잊어 묵고. 그래 나는, 신발 신고 오고. 그래 영감은 그냥, 그 뭐야? 얼음이 백여가주고{박혀서} 밤-새리 죽네 사네 그래, 난 얼음 안 백였어. 그렇게 하고 살았어. 이얘기 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 내일, 매칠 해도 못 해. 내가 여북허먼, 공부를 했으먼 내가 책을 써도 몇 권 썼겄다-. 긍게 시방, 영감 없어도 이만큼도 생각 안 나. 항-상 나를 고생을 시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