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남편 잘못 만나서 고생한 사연
자료분류
현대 구전설화
조사자
강진옥, 김영희, 이홍우, 김나래
조사장소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
조사일시
2011.01.16
제보자
김천심
조사지역
경기인천

음성자료


구연상황

지난 추곡리 조사 당시 마을회관에서 만난 제보자로, 생애담을 조사할 만한 제보자라 생각되어 다시 자택을 방문하여 추가 조사를 실
시하였다. 제보자의 기본사항을 조사하던 중에 제보자가 생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연행하기 시작하였다.

채록내용

@1조사자 : 그 칠남매는 키우실라면 되게 고생하셨겠어요, 혼자서 키우실라면.
        아-, 말도 못 해.
        @1조사자 : 농사지어서 키우셨어요?
        음.
        @1조사자 : 무슨 농사 지어서.
        그때는 밭농사.
        하-, 씀바구 알아?
        @1조사자 : 씀바구요?
        음.
        씀바구, 고들빼기, 깻잎, 전-부 그 따다가 용인 갖다 팔았어.
        그땐 버스도 없어, 걸어서.
        이게, 많이두 해.
        영감 죽고 많이 고생, 영감 있을 때도 고생 지-기 했지, 그때 했어.
        @1조사자 : 아, 가난하게 사시느라?
        어, 아이 영감이 술 잘 묵지, 빚보 잘 쓰지.
        @1조사자 : 빚보증이요?
        응.
        그 옛날에, 고리채 있지?
        고리채 해가주고 다-, 거기 했지.
        옛날 여, 여 밤나무가 우리 땅이여.
        그래, 다 팔아 묵고 죽었어.
        그러니께 내가.
        [한숨을 쉬고] 긍게 밤에, 밤에.
        그때 전기불도 없어.
        일이 많으니께 밤에 빨래 해입고 밤에 콩밭 매고.
        @1조사자 : 밤에 콩밭 매고?
        어, 영감이 그냥 드-럽게 속을 쐭였어.
        만날 빚보 쓰고, 소 기르든 것두 다- 잽혀 먹지.
        그러먼 또 그걸,
        옛날에는 저- 용인에다 맽겨 놓믄 음, 그땐 이천원이야.
        소 믹이는 밥이.
        그럼 그를 돈 해가주고 찾아와야 돼.
        그, 돈이 어딨어?
        그 밤에, 긍게 밤에 나하고 같이 가는 거야.
        소 끌고 가먼 밤에 그냥 저, 말치고개로, 걸어서.
        그게 맽겨놓고 또 밤에 오는 거야.
        그믄 애들이 그냥, 그때 시어마이도 기셨어{계셨어}.
        이 아드막{아랫목}에 가 오물오물오물-하게 있어.
        그런 세상을 살았는데.
        그래 만-당게{만날} 빚보증 쓰고 그래가주고 노름하고 그러잖아!
        응, 그믄 여자가 가만 있어?
        만날 앙앙, 앙앙그르고 그르지?
        만-날 싸우고- 뭐,
        죽이니- 어쩌니.
        그냥 작두에다가 내 대가릴, 끌고 가서 짤라 죽인다고 그러지-.
        또 끌어다 버려 분다고 저-까정 끌고 가지,
        또 요 밑에 저수지 있지?
        또, 이혼하러 가재요.
        “그, 마 가자고.”
        가먼, 안 가고 저수지에다 밀어 넣- 불라고, 나를.
        그래 나는 안 죽을라고, 끼어 나왔지.
        그때 죽었으먼 고생 안 하고 사는데.
        그렇게,
        그여, 이얘기 할라면 하-도 끝도 없어.
        그거, 나 산 이얘기.
        @1조사자 : 할아버님이 살아생전에 고생을 많이 시키셨군요?
        [당연하다는 듯] 으음-!
        기-냥, 밤중에도 있다가 그냥,
        우리 막내딸, 시방 마흔둘 된 애, 그거 업고 도- 동네로,
        저-리 동네 노름방 찾아가주고 끌고 오다가, 응?
        그때 여기 저수지가 없었어요.
        그-, 거기서 실갱일, 죽니 사니 허고.
        그래두 어떡해?
        새끼들 때문에 인자 끌고 오는 거지.
        그래, 만-날 싸우지.
        또 인자, 그 한 해는 또, 눈이 어-떻게 많이 오.
        그때 오천가, 그땐 시장이 있었어요 오천장이.
        그래, 쌀 팔러간게{팔러가니까} 그때 눈이 무지무지하게 와가주고 응?
        그, 그때 모도{모두} 동네서 그 다 치워요, 길을.
        떫어{뚫어}.
        갔어.
        나중에 인제 쌀을 팔아가주고 오다가,
        이, 주막거리만 보먼 그냥 못 지내, 술이 먹어야 와, 응?
        [한숨을 내쉬며] 허-, 그라믄 그 또, 지켜 앉았어, 응?
        지켜 앉았으믄 술 다- 먹고 끝나믄 또 와.
        또 그땐 내가 젊었잖아요.
        또 벨놈이{별놈이} 다 있어.
        응 벨, 들오라 그러고 뭐, 벨놈이 다.
        우리 영감을 데리고 끌고 와.
        오다 보이께 인제 그때 달이,
        섣달이니께 달이 있잖아?
        눈이 바닥두 이, 길이 없는 거라.
        @1조사자 : 아, 눈이 너무 와가주고?
        응!
        여까정{여기까지} 빠져, 여까정.
        여기 오다가, 그때는 저수지 밑에다가 쌀자루를 버리고, 그냥 왔어.
        그 인제 영감은, 신발 다 잊어 묵고.
        그래 나는, 신발 신고 오고.
        그래 영감은 그냥, 그 뭐야?
        얼음이 백여가주고{박혀서} 밤-새리 죽네 사네 그래, 난 얼음 안 백였어.
        그렇게 하고 살았어.
        이얘기 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
        내일, 매칠 해도 못 해.
        내가 여북허먼, 공부를 했으먼 내가 책을 써도 몇 권 썼겄다-.
        긍게 시방, 영감 없어도 이만큼도 생각 안 나.
        항-상 나를 고생을 시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