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평양기생에게 속은 박문수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황루시, 유명희, 박현숙, 윤준섭
조사장소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
조사일시
2010. 2. 18(수)
제보자
이돈
조사지역
강원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앞의 이야기에 이어 조사자가 이야기를 계속 청하였다. 그러자 제보자는 박문수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며 적극적으로 구연했다.

채록내용

그, 옛날에 그저 평양기생이래면 천수{신수}가 이쁘고{예쁘고} 뭐, 이랬었다고.
        그런데 인제, 그, 평양기생이 아주 얼마나 이쁜 기생이 있었는지, 그 평양감사로 들어 가면은, 그 여자만 보면은, 그냥 홀려가지고 정사를 잃었다는 거야.
        나라 일은 못하고, 그 여자에 빠져가지고 그냥 말고, 말고 그랬다는 거야.{(+여자에게만 빠져서 아무 일도 돌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깐 임금님이 거기 가면은 그 따구{따위}로 하니깐, “고만 두라.”
        해고 시킨 거지, 지금으로 말하면 해고지.
        인제, 그러고 딴 놈으로 잘하는 놈으로 보내면 또 그놈도 마찬가지고.
        이게 임금이 생각하기에는 큰일 났거든, ‘이걸 어떻게 해야 이거를 없애느냐?’ 이런 얘기야.
        그래, “그 이유가 뭐냐?”
        이러니깐은, 아, 그, 그 기생 이름을 잃어먹었네,{잊어버렸네,}
        그 뭐 때문에 인제 그러니깐, “아, 그 여자를 잡아야 되는데, 그 여자를 잡기가 힘들다구.”
        그러는 거야.
        그러니깐, 이제, 그 어사 박문수가. 그때 당시 헐 땐데{(+암행어사를 할 때인데)}.
        그 박문수를 보내면 잡을 것 같더라는 거야.
        그 박문수 인제 거, 가 갔는데, 평양을 들어갔는데, 아-주 여관마다 다 꽉꽉 차고, 뭐야, 방이 없더라는 거야.
        그래서 인제, 성 밖으로, 밖으로 나와서 인제 잘라구{자려고}, 한 집에 들어가서, “나 좀, 하루 저녁 자고 갑시다.”
        그러니깐은, “아유, 저 혼자 있는데요.”
        여자가 그러더라는 거야.
        “아, 혼자 있어도 어디 좀 뭐-, 방이 몇 칸이냐?”
        이러니깐은, “방은 두 칸이라고.”
        그러더래.
        “아, 그럼 당신은 거기에 있고, 나는 한 방을 달라.”
        그러니깐, “그럼 그러시라고.”
        그러더라네.
        그런데 옛날에는 암만 어려워도 손님을 안 받으면 모르지만 손님을 받으면 밥을 해 먹어야 돼 있었다고.
        지금은 여관에 가도 지가 어디가 밥 사먹고 그러지만, 옛날에는 개인집에 이렇게 우리 집에 들어와 있어도 손님이 들어와 있으면 밥을 해 먹여서 그 이튿날 아침 해 먹여가지고 보냈지.
        그냥 보내는 법, 굶어 재우는 법도 없고, 그랬다고, 지가 굶으면 같이 굶고 그랬지만은, 아, 인제 밥을 해다가 이렇게 주고, 그래가지고 밥을 먹고 혼자 가-만히 박문수가 방에 앉아 있으니깐, 궁금허대라는 거야.
        ‘이 여자가 혼자 여기서 산다. 그 여자가 뭔가?’ 그러고선 있는데, [방문을 가리키면서]
        지금은 저런 문이지만 옛날에는 문창지가 종이 한지로, 이렇게, 해가지고 열고 닫는 거 그 거.[오른손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부자집이나 여닫이 문이지,[오른손을 앞뒤로 움직이면서]
        그냥 열고 닫고 그러는 거지.
        그래서 인제 소리가 나면 안 되니깐. 침칠을 해가지고 저, 문창호지.[오른손 검지가락으로 왼손바닥을 누르면서]
        고, 침칠을 하면은 그냥 소리도 안 나고 ‘퍽’ 해서 ‘폭’ 뚫린다고.[청중을 보고 웃으면서]
        그래 쪼금 뚫어가지고.[몰래 보는 시늉을 하면서]
        요렇게 보니깐 여자가 앉아서 바느질을 허는데 이거 미치겠더라는 거야. 어, 박문수가 보니깐, 그래니 도저히 이건 뭐 그냥 잘 수가 없다는 거야.
        그러니 이거야, 뭐, ‘기생을 잡으러 왔다가, 뭐야, 이걸, 어떻게, 저 여자를 어떻게 하면, 내가 이거 험되면,{(+잘못을 저지르면)} 임금님한테, 도로 쫓겨 날거고.
        이걸 어떡해야 하나.’ 하고 앉아서 그러다가, 그 여자를 불렀대는 거야.[문 두드리는 시늉을 하면서]
        문을 똑똑 두드려가지고, 그러니깐, “왜 그러시냐고?”
        그러니깐, “좀, 나 올라갈 수 없소?”
        그러니깐은, 아, 올라오시라고. 왜 그러시냐고?
        그, 그래가지고서는 인제 앉아서 얘기, 얘기를 하다가, 그날 저녁에 그 여자하고 같이 잤다는 거야. 박문수가.
        그 여자가 그렇게 이쁘더라는 거야. 한 번 보면 미친대, 사람들이, 얼마나 이쁜지.
        그래가지고 같이 잤는데, 그 인제, 지가 어사라는 얘기는 안했지, 박문수가.
        “어서{(+&어디서&의 뜻임.)} 온 사람이라고.”
        그짓말하고 그랬는데, 한양에서 왔다는 소리도 안하고, 그랬는데, 하루 저녁 우리가 이렇게 인연을 맺었으니까, 나한테도 그저, 뭐야. 뭐 좀, 해 달라!
        여자가 그랬다는 거야.
        “그러냐?”
        그래가지고서는 “손을 걷으라.”
        그래가지고.[손목에 글을 쓰는 시늉을 하면서]
        여기다가, 그, 저, 그래 지금으로 말하면 사인이지.
        [옆방에 있던 마을 주민이 구연 장소에 있던 옷을 가져가는 관계로 11초 정도 멈춤.]
        아, 그래가지고서 인제 거기다{(+팔목에다가)} 바늘로 지금은 문신이라고 하지? 그거를 이렇게 해주고는 헤어졌다는 거야, 지{(+자기)} 사인을 해가지고.
        그래, 헤어지고선, 인제, “난 간다고.”
        그러고선, 조반을 얻어먹고는 인제 그 기생을 잡으러 간 거야.
        기생을 잡으러 가 가지고, 거기 가서, 인제, 그, 지금으로 말하면 도청이지?
        도청에 거기 가가지고는 인제, “뭐 잡아…….”[기생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면서]
        아 이름이 입에서 뱅뱅 도는데, 안 나네.
        “거 잡아 와라.”
        @1보조 조사자 : 기생 이름이 생각 안 나세요?
        어.
        인제, 그, 저, 박문수가 거기 앉아서, “잡아 와라.”
        하니깐은, 아, 지금이라고 하면 경찰들이겠지, 이젠, 그전에는 그 포도청이라고 그랬지, 포도청에서 나와가지고 그걸 잡아왔단 말이야.
        잡아 와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데. 고개를 푹 수그리고, 여자가 인제 잡혀왔으니깐.
        아, 푹 수그리고 있는데, “니가 어찌하여 나라의 정사를 다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느냐? 너는 당장 아주 능지처참 하리라.”
        그랬대는 거야.
        그러구선, “니가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라.”
        뭐, 지금 뭐, 사형수한테다가 마지막으로 한 마디 허라고, 그랬다는 거야.[옆방에서 간식을 가져오는 관계로 잠시 끊김]
        그래가지고 이젠, 그러니깐은 그 얘기를 헌 거야.
        그 여자도, 기생도 배운 여자인데, “엊저녁에 같이 인연을 맺었던 그 남자가 어디에 있는지 그 남자를 한번 만나보고 죽었으면, 나는 한다.”
        그래서 이상하거든, ‘어떤 놈이 {(+엊저녁에 나와 똑같은 짓을 했을까?)} 나도 그런 짓을 했는데, 뭐야, 그런 놈이 똑같은 게 있나’ 하구선, “그럼 너는 팔을 걷어봐라.”[조사자를 보고 웃으면서]
        아, 걷어 보니깐, ‘지난번 그 여자다.’ 이거야.
        아, 그러니깐 혼비백산{魂飛魄散} 해가지고, “아이고 나 살려라 하구서는.”
        와 가지고, 박문수가 그걸 잡지도 못하고 그만뒀다는 거야, 어사를.
        말하자면 사표를 낸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