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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상황
이 이야기 또한 김봉학이 이전 조사에서 구연했던 것이다. 그러나 제목이 따로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그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힘들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특정한 고유명사인 ‘비상’, ‘예산’, ‘면장’ 등을 힌트처럼 주어 이야기를 요청하였으나, 제보자는 그러한 이야기를 모르겠다고 하였다. 귀가 어두워서 줄거리를 잠시 말하여 이야기를 환기시키는 것도 소용없었다. 그때 부엌일을 하던 부인이 “아, 거 비상 먹은 얘기 있잖아요”라고 외치듯 말하니 그때서야 ‘아, 그거’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똑같은 고유명사이지만, 귀가 어두운 상태에서 낯선 제보자의 발음보다는 익숙한 부인의 발음이 더 잘들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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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02_27_FOT_20100209_KHS_KBH_0002 [제목] 문둥병을 낫게 한 비상(‘문둥이 신랑을 낫게 한 신부’ 등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도 괜찮을 듯.} [구연정보] 조사일시 : 2010. 2. 9(화) 조사장소 :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제보자 : 김봉학 청중 : 1인 조사자 : 김헌선, 김형근, 최자운, 김혜정, 변남섭 [구연상황] 이 이야기 또한 김봉학이 이전 조사에서 구연했던 것이다. 그러나 제목이 따로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그 이야기를 끌어내기가 힘들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특정한 고유명사인 ‘비상’, ‘예산’, ‘면장’ 등을 힌트처럼 주어 이야기를 요청하였으나, 제보자는 그러한 이야기를 모르겠다고 하였다. 귀가 어두워서 줄거리를 잠시 말하여 이야기를 환기시키는 것도 소용없었다. 그때 부엌일을 하던 부인이 “아, 거 비상 먹은 얘기 있잖아요”라고 외치듯 말하니 그때서야 ‘아, 그거’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똑같은 고유명사이지만, 귀가 어두운 상태에서 낯선 제보자의 발음보다는 익숙한 부인의 발음이 더 잘들렸던 모양이다. [줄거리] 예산, 어느 면장이 임기 동안 관원들의 수탈로 빚을 져서 사형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그 아들이 부자에게 도움을 청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그런데 그 부자에게는 문등병 아들을 두어 장가를 못보내고, 그에 따라 대가 끊어지게 되는 것이 한이었다. 이를 알게 된 면장의 아들이 부자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결혼식을 치루게 된다.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양자를 보내주려 한 것이다. 한편 결혼하여 잘사는 것이 미안하자 그 부자와 아들이 걱정이 되었다. 그러자 그 누이가 시집을 그 문둥병 아들에게 시집을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실제 살고 싶지 않아 비상(독약)을 가지고 가서 죽으려 하였다. 그러나 비상을 먹으려는 순간 갑자기 화장실에 가게 되었고, 그 사이 문둥병의 아들이 그것을 물로 잘못 알고 마시고 만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 문둥병이 낫게 된다. [본문] 충남 예산{忠南 禮山}, 예산, 지끔은{지금은} 예산, 그 하여간 거기 그쪽에 예산이 있어요, 예산이. @조사자 : 예, 예산군이 있습니다, 예. 예산. 어느 면에 면장이{面長이} 면장 보다가 그전에 이장만{里長만} 봐두 구장만{區長만(+‘구장’은 예전 시골 동네의 우두머리)} 봐두{보아도(+여기에서는 ‘맡아도’의 뜻)} 자꾸 공무원들이 뜯어 뜯으러 먹으러 댕겨서 땅 한 뙈기 팔아먹어야 이장 봤어. 지금 여기 이장은 자꾸 저 벌리고 댕기지만 그전엔 보수도 읎구. 저 버 여름이면 보리 한 말 가을이면 벼 한 말 이케{이렇게} 걷어주구 동네에서 이 구장보는 사람. 근데 뜯어먹어 공무원들이 와서 뜯어먹어 그래 저 쌀 땅 한 뙈기 팔아 디밀어야 될 땐데 면장보다가 빚을 너무 져서. 그만 사형에 처하게 됐어 그만 아주 살림 망하게 됐는데 아들이 하나 있는데 에 아들딸이 남매가 있는데 아들이 가만히 글방을 댕기고 그저 옛날엔 글방이지 학교가 있나 뭐. 저 아버지가 상병이란 말야 먹지도 않고 그냥 드러눠 앓는데. 게 "아버지 왜에에 그러시냐구 자꾸." 그러니깐, "너가 감당을 못할테니깐 얘기를 안한다." 얘기야. "아 글쎄 아버지 아들은 전데." 얘기 꾸며다가 헌 얘기지 요요요런거이 뭘 열 맻{몇} 살 먹은게 뭘 아나. 그래서, "그래 내가 면장 보다가 그만 이렇게 저 살림 망할 거 같애서 내가 죽게 됐다 죽게 됐어." "그러세요?" 그 얘가 글방 댕기다가 그 붓, 책 팔러 댕기는 필쟁이가{(공부에 소용되는 먹, 붓, 종이 등을 팔러 다니는 장사꾼을 일컫는 사투리.)} 있어, 필쟁이 옛날에. 이 저 필쟁이 이 붓 팔구 뭐 이러 이렇게 에. 게 그 선생님허구 얘기소리 들은 거를 기억이 나서 어느 지점에 큰 부자가 있는데 아들이 그러쿠 큰 부자가 있다. 그래서 가서 찾으러 "아부지 진지 잡숴요, 다 살게 마련입니다 사람은." 게 그 떠나가 가서 거그{거기} 가서 그런 얘길 허니까, 해가 다 가 자는데 막내가 잠을 안자고 뒤척이니깐 그 주인 영감님이 사랑에서 같이 자는데 "너 무슨 고민이 있구나?" 하고 "왜 그리 잠이 안자냐?" "아휴 말씀드리기가 어려웠는데 말씀이 안 나와서 이렇게 그럽니다." 그러니까 "그 얘기해라." "게 아버지가 저 아무데 면장 아무간데{아무개인데} 거 교대허다가 그만 이렇게 돼서 사형을 당허게 됐대요. 게 그 돈을 갚아야 할텐데 그저 좀 봐주시면 좋갔습니다." 허니까, "어 걱정마라." 게 우선 돈허고 쌀허고 해서 실려 보내고 밥 멕여서 가니깐 벌써 아휴 머 돈허구 쌀 허구 먼저 와 있지. 자 근데 얘가 그, 그만 빚져서 죽은 어뜨게{어떻게} 된 살림이 즈이{자기} 아부지{아버지} 사형 당허게 되니, 살림이 이르게 좋아졌으니, 그 잊어버려지우 사람이 그래서 낮엔 공부허고 밤엔 거 대 거그 저 할어버지허구{할아버지하고} 가 자구. 근데 그 할어버지가 잠을 영 못 자드래 또. 그래 "할어버지 왜 잠을 그리 못 주무세요?" 허니깐, "내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저 안에 건너방에 혼자 있던데 낼 모레 장개를{장가를} 들일텐데." 그전엔 장갤 들여야 양자도 허고 그르지 애들 이르게 삼을 써봐야 여자고 남자고 다 그래야 헌데. 한날 "아들이 하나 있는데 문둥병 환자야, 근데 그걸 장갤 들라갈텐데 못가니 어뜩허냐?. 너 대신 좀 가가라.{가거라}" 그래 나도 말이 안 나와서 그런데 "아유 그저 죽으러고 허심은 제가 할아버지 앞에 죽기도 헐텐데 무슨 말씀이에요 가죠." 근데 대신 장개 들기가 참 어렵지. 아 그래 가가주고, 아 이게 일이 잘못 되니라고 비가 그냥 들여 퍼붜서 당장 길을 떠날 수가 없어 거기서 자야지 하룻저녁 옛날엔 자거던 신붓집에서. 신붓집이 있는 집이니깐 있는 집끼리 이르케 저 해서 자고 간단 말야. 아 근데 산방{신방}을 꾸며줘야 잘텐데. 첫날 저녁부텀, 그니까 비오는 얘기는 나중에 얘기지. 첫날 저녁에 거 자는데, 아 이 부채로다 이러케 체면을 가리케 가리고 영 신부 쳐다를 안보니{쳐다보지를 안 하니}, 그 신부가 기대고 앉았다가 제 손으로다 다 벗고는 들어 가 자는데 그냥 허리 끼고 앉았는거야 그냥 그냥 막, 밤 뽀 꼬얗게 샜지. 그래 첫날엔 색시를 두고 무슨 조화냐 고민을 많이 했갔지, 이제 첫날 적부터 내가 소박 당하는 거 아니냐. 아 근데 그 이튿날 비가 그냥 또, 또 와서 이틀 사흘을 두고 비가 온다, 게 하느님이 내려다보는 거야. 게 원형지정은 천저지상이라구{元亨利貞은 天道之常이라구(+‘원, 형, 이, 정은 천도의 떳떳함이다’라는 뜻. 문면으로 봐서 제보자는 ‘하늘이 사람의 사정을 알고 조화를 부린다.’는 뜻으로 인용하고 있음.)} 그 얘기가 옛날얘기가 있지 원형지정은 천저지상이다. 아 그래 이틀 사흘 있을 때는 여자가 “내가 처녀 때는 시집도 못가고, 어, 남편허고 한번 자도 못보고 이거 소박을 당하니 되것냐? 에이 저 너 죽고 나 죽자.'' 이건. 다들 집안 식구들 자는디{자는데} 가서 식칼 갖다놓곤 "얘기 바로 해라." 허니깐, 어뜨캐 내가 죽갔으니깐 살아야겠으니깐 바른 얘길 했단 말야. 바른 얘길 허는데[거실이 부엌과 붙어있고, 부엌에선 제보자의 아내가 무엇인가를 칼로 썰고 있었다.] "그러냐?"고 "어, 어 그러먼 그렇지 내가 첫 날부텀 소박당할 리가 있갔냐." 신랑을 저저 뱃겨주곤 이불 속으로 끌고 들어가서, 그러니깐 벌써 뭐 남녀가 관계가 있든 없든 간에 그냥 여기서간 하인들이 가 밤들을 새고 문구녕{문구멍}을 왜 이리 이렇게 들여다보는 거 있지. 그걸 사흘 저녁이나 들여다보는 거지 비가 와서 오진 못 허고. 아유, 그 이튿날 아침에,[이장의 부인이 이 집에 마실 와서 인사한다] 그 이튿날 아침에 날이 새니깐 떠나가 그냥. 뭐 비가 와도 그냥 와야지 뭐 말하자면 일은 다 봐진걸 어뜨케 거 오후에는 거기서 차려준거 해가지고 저 집으로 바로 갔는데, 바로 가는데, 얘가 장개들곤 또 밥을 먹어야지 살지 아 그래, 저이 누이가 남매가 있어서 저이가 누이가 있는데 이거 밥만 먹으래두 권해도 안 들어 에 이거 남을 못 헐라고 나만 이렇게 저, 어, 색시 데리고 살만 되갔느냐?'' 하는 생각에 그렇지 떳떳치 않지. 그랬더니 저 누이가 걱정 말고 밥 먹어라 말야, 내가 대신 가면 될 거 아니냐. 그래 가서 이렇게 대 지내곤 헐 예산하고 비상을{砒霜(+거담, 학질 등에 쓰이는 약재이지만 독성이 강해 잘 못 먹으면 죽기도 한다.)} 구해서 사가지구 갔어 여기다가 여그여그여그 찔러가지고 비상 비상 비상 그게 비상 얘기 할라니까 그게 지끔 얘긴데 비상 얘기가 나오는 거야. 아 비상을 할려는데 그놈의 문둥이가 문둥병 들어서 옷을 새로 입혔는데 모두 짓물러서 그냥 여가 지저분허고 그른데 그 참, 모 한 시간도 같이 있을 수 없지. 그래 그래 시 신방을 드는데, 아 신방 들을 적에 *ㅇㅇㅇㅇ* 한 이불 속에 들었으니깐 가다가 잘 거 아냐 인제. 게 작은 틈바구니에 부엌에 들어가서 물을 떠다가 그 저 화롯불에다가 뒤에서 따뜻허게 해서 마시고 죽을라고. 에 저 죽으먼 머 대례 지냈으니깐 양자는 헌단 말야 그 집에서 그 문둥병 든 게 죽어두 양자는 허게 돼있단 말야. 아 근데 이게 흘흘 젓구{젓고}, 약을 비상을 여기 끄내서 타서 이거 따듯한 물에다가 휘휘 젓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싸르르 아프구 마실 새가 없이 화장실부터 가게 되드란 말야. 게 화장실에 간 새에 이놈이 저 자다가 일어나서 목이 마르니까 그걸 마셨어. 게 펄펄 뛸 수밖에 있나 아유, 펄펄 뛰지 나자빠지드래. 아유, 그래서 그냥 야단이 나니깐 아 저이 시아버지도 건너오고 거 사랑방에서 모두 집안 식구가 죄 뫼서{모여서} "저 어떻게 된거냐?" 허니깐, "사실 이만저만 합니다." 허니깐, 아유, 불행 중, 그니까 불행 중이 그때 나왔단 얘기야, ''불행중 다행이다.'' "너가 죽고 저거 살면 뭘허냐? 저거 사람 노릇 못허고, 니 어차피 너는 살구 저거 죽어 잘 됐으니." 게 안심도 시키겠고 어차피 죽을 자식이니깐. 아 근데 이게 잠을 틸틸 자드니 아 일어나서 "물 좀 주쇼."허고, 그때 물을 떠다 주니깐 물을 마시군, 아, 이거 뭐 치치치 꾸덕꾸덕 허고 모두 허드니 사흘 안에 그냥 깨끗허게 그냥 미인이 되버리드란 말이야, 그냥 딱정이{딱지가} 떨어져가지고. 게서 그 으 참 신기헌 얘기지. 예, 인제 그걸로 얘기 끝내야지 뭐 허허. 그래서 그 비상을 먹고, 어 사람이 그 그니 두 목심{목숨}이 산 두 목심이 산거야 비상 하나가 두 목심을 살린거야 에. 이 사람이 먹구 죽을 건데 그만 그 그니깐 하느님이 다 시키는 거야 지금 생각허믄 거 참 인위적으론 될 수가 없는 얘기지 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