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아들을 잃고 집을 나가 명풍수가 된 일지대사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김익두, 허정주
조사장소
전라북도 무주군 부남면...
조사일시
2009. 2. 27(금)
제보자
주규식
조사지역
전라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제보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조사자가 집을 방문했으나 부재중이어서 전화를 했더니 면 소재지에 계셨다. 통화 후 제보자가 바로 집으로 와서 이
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집에 있는 여러 가지 고문서를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채록내용

@조사자 : 저기 어르신이 옛날 얘기나 좀 한 몇 자리 해 주세요. 여기 풍수쟁이들 이야기 좀 있을 텐디. 묘 자리라든가, 명당 얘기라든가.
        그라믄, 거시기 한산이씨, 일지대사 얘기 좀.
        @조사자 : 예, 예.
        그 옛날에요, 그 한산이씨 집안에 그 일지대사라고 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원래 대사가 아니에요.
        근디 그 일지대사가 만득으로 아들 하나를 두었는데 그 아들을 낳고 보니까 아들이 병각이여.
        @조사자 : 병각이라면은.
        몸이 정상이 아니고, 병 병고에 자꼬{자꾸} 시달려.
        그러니까 인자, 아들이, 인자, 병고에 시달리다 죽을라고 하니까, 이 손가락을 끊어서 피를 멕여. 그래 인자 피를 멕이고 그라면 살아나.
        그래 얼마 지나다가, 또 아들이 인자 병고에 누워 가지고서는 시달려서 죽게 되면은 또 하나를 끊어 멕여.
        그래서 결국에 손가락 네 개를 끊었어. 세 개를. 손가락 시{세} 개를 끊고, 네 개 끊기 전에 장개를 들였어.
        아버지가 아들 장개를 들였는디, 장개들인 석 달 만에 그 아들이 죽을랴고 혀. 그래서 마자 끊어서 멕였어, 손가락 네 개를.
        그래도 죽었어. 그래 가지고서는 인자 그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하루는 불러 앉혀 놓고,
        “네가 청춘에 혼자 사는 건 안 되니까 좋은 배필을 만나서 가서 시집가서 잘 살라고.” 그러니까 그 며느리 하는 말이,
        “내가 초년 팔자 이렇게 험한 사람이 재가를 해서 잘 살 것냐고. 내가 아버지 모시고 평생 살 테니까 당초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그라면서 아버지를 오히려 위로를 혀.
        그래 며칠 지나면 또 뵈기가 싫어. 시아버지가 볼 적에. 며느리 혼자 사는 것이 뵈기가 싫어.
        그래서 또 불렀어. 또 그랴. 또 똑같은 대답이여. 그래서 세 번째는,
        “니가 안 나가면 내가 나갈란다.” 해 가지고서는,
        시아버지가 인제 등에다 인제 자기 간단한 의복을 챙겨 입고서는 인제 집을 나가. 집을 나가는데 집을 나가면서 뭐라고 하는고 하니,
        “내가 팔도강산 유람을 하고 돌아댕김선 살다 죽을란다. 그 방면에 내가 주로 절을 위주로 해서 그렇게 돌아댕기다 구경하다 죽을탱개 그런 줄 알라고.”
        그 말 한 마디를 냉겨 놓고 시아버지가 나가.
        그래 그 시아버지가 나간 뒤에 차차 차차 며느리가 배가 불러. 그래 열 달 만에 아들을 낳았어. 그래 가지고 유복자지, 인자 그게.
        그래 유복자가 참 잘 커. 병도 잔병도 안 하고. 일곱 살 먹던 해, 서당을 넣어. 서당을 딱 넣고 나니까, 아들이 잘 댕겨, 서당도.
        그래 아홉 살 먹던 해에, 한 번은 봄에 서당 갔다 오더니 뭐라고 하는고 하니,
        “아이고, 어머니!”
        “왜 그러느냐?”
        “딴 아들은 형제도 있고, 아버지 어머니도 있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있는디, 나는 왜 어머니 혼자냐고.” 그랴. 그때 이야기를 햐.
        “이만저만해서 느 아버지가 병각으로 있다가 너를 배 놓고 이렇게 죽고, 그 방면에 느 할아버지가 집을 나갔다.”
        그렁깨 그 아홉 살 먹은 놈이 깜짝 놀래야. 이 추운 겨울에 할아버지가 고생을 얼마나 많이 하겄냐고.
        우리는 따뜻한 방에서 참 배부르게 자고 이럭하는디. 할아버지는 그래 객지 나가 죽은지 산지도 모르고, 고생을 얼마나 하겄느냐고.
        그래 그때 아홉 살 먹은 놈이 할아버지 찾으러 나갈라고 햐. 그러니깨 어머니가 만류를 햐. 못 믿으니까.
        그 인제 제우{겨우} 만류를 해서, 인자 안정을 시켜 놓았는디, 열한 살 먹든 해에 또 할아버지를 찾는다는겨.
        “아버지나, 나나, 이렇게 편안하게, 저나 어머니나 둘이 편안하게 잘 지내는디, 할아버지는 어떡하고 있는 줄 아냐고.”
        그래 집을 나가, 나간다고 햐. 그래 그때는 못 말려, 어머니가.
        “그라면, 느 할아버지를 찾을라면은 손을 위주로 해라. 느 할아버지가 손, 엄지손가락 하나 있고, 손가락 네 개 없으니까, 그걸 위주로 해서 찾는디, 느 할아버지가 집을 나설 적에 주로 절을 위주로 하면서 댕긴다고 했으니까 절을 위주로 해라.”
        그래 가지고서 이 아이가 그 이야기를 듣고서는, 저 함경도서 쭉 절을 위주로 해서 답사를 해서 내려 와. 그래서 이제 수년간이 됐지.
        그래 그 뒤로 어디로 왔는가 하면, 합천 해인사까지 왔어. 합천 해인사에서 한 십 리쯤 떨어진 거리에 조그만한 암자가 있는디, 석양 무렵에 그 암자로 들어가. 이 어린아이가.
        그러니까 거기를 딱 들어감서 보니깐, 어떤 노인 하나가 불을 지펴. 인기척이 나니까 불을 지피다 돌아보거든.
        어떤 낯모르는 놈이 들어와.
        “너 어디서 오냐?” 하고 물어. 그러니 자기 고향을 대야.
        “그럼, 네 성이 뭐냐?”
        “예, 한산 이씨요.”
        “느 할아버지 이름은 뭐냐?” 자기 이름을 대야.
        “그럼, 느 아버지는 이름이 뭐냐?” 그라니까 아들 이름을 대야.
        그게 손자여, 유복자 손자, 그래 가지고는 처음 만났어.
        거기서 다 확인을 하고나서, 그 이튿날 보따리를 싸 가지고 고향을 와.
        @조사자 : 같이.
        응, 같이.
        @조사자 : 할아버지 모시고.
        손자를 앞세우고, 고향을 와 가지고 선산을 돌아봐. 선산을 돌으니깨 뫼{묘}를 다 잘못 썼어. 그래 전부 다시 썼다는겨. 그래 가지고서는.
        @조사자 : 누가 묘를 보니까 잘못 쓴 거라고?
        그 할아버지가, 할아버지가 그 동안에,
        @조사자 : 깨달았구만요.
        십 년, 십이 년 동안에 지리학만 연구했다는겨.
        @조사자 : 풍수를.
        그래 가지고서는 손자를 앞세우고, 고향을 와서 선산을 보니깨 잘못 써서, 전부 묘를 다 정리를 했다는겨. 그런 얘기가 있어.
        @1보조 조사자 : 그러면 일지대사가 누군 거에요?
        일지대사가 그 양반여, 내내.
        @1보조 조사자 : 그 할아버지가.
        @조사자 : 손가락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일지{一指}지.
        일지지.
        @조사자 : 손가락 지자, 한 일자.
        일지승이라고 하기도 하고 일지대사라고 하기도 하고 그래.
        @조사자 : 그래 한산이 아마 고향이었던가 보죠?
        아니, 본이, 본이.
        @조사자 : 본이 한산인데, 어딘가는 모르고.
        근디 남원 둔덕이라고 하는 것 같어요. 남원 둔덕.
        @조사자 : 남원 둔덕이씨, 남원 둔덕이 이씨가 유명하지요.
        근디 남원 둔덕이라고 한 것 같아요. 한산 이씨.
        @조사자 : 남원 둔덕 이씨가 한산 이씨일 것 같네요. 대처나.
        내 그거 확인은 안 해 봤는디 남원 둔덕이라고 하는 것 같어요, 그게.
        @조사자 : 전라북도 남원은 둔덕 이씨가 양반으로 유명해요.
        그래 가지고 그 양반한티 우리 칠대조 할아버지 묏자리를 하나 얻었어요.
        @조사자 : 그 일지대사한테.
        그 일지대사한티.
        @조사자 : 아, 실화네요? 그럼 거의 실화네요.
        그래 가지고서는 인자 우리가 전부 독신으로 내려왔어요.
        독신으로 내려오는디, 그 봉 자 재 자, 우리 그 우리 칠대조 할아버지가 그 묏자리를 구할라고 강원도 금강산을 세 번을 갔어요. 그 일지대사를 만날라고.
        그래 가지고선 두 번을 허행을 하고, 세 번째는 만났어.
        그래 일지대사가 알더라는 거요. 자기를 강원까지 와 가지고서는 허행을 하고 간 것을.
        세 번째는 만났는데, 내년 봄에, 인제 날을 잡아 주더라는 거여, 그 일지대사가.
        날을 잡아 줘서 그 날짜에 무주에서 영동 가자면 영동 앞재가 있어요.
        @조사자 : 앞재
        예, 영동 앞재. 학산 미처 못가서 재 넘어. 영동 앞재에서 가만히 보니깨, 저 밑에서 올라오는디, 누가 절뚝절뚝하고 올라오더라는 거여.
        @조사자 : 만나자고 약속을 해 놓고.
        그 날짜에 온다면서. 오는데 보니깨 일지대사가 노독이 나가지고, 절뚝절뚝 올라오더라는겨.
        그래 가지고서는 거기에서 우리 할아버지가 업고서 적상산성까지 업고 올라갔어요.
        @조사자 : 아, 지성이고만, 하여튼.
        그래 가지고 거기서 인자 있는디, 거기서 며칠 있다가 거기 안렴대가 있어요. 적상산 산성 날망에, 안렴대. 거기 딱 올라서더니, 어디를 잡냐면.
        @조사자 : 안국사 위죠?
        그 안국사 제일로 웃봉이 안렴대요. 거기서 딱 우리 집 쪽으로 봤는데 조항산이라고 있어요.
        @조사자 : 주앙산요?
        아니, 조항산. 새 조자, 목 항자.
        @조사자 : 고창마을 그 앞 산요?
        그건 지장산이고.
        @조사자 : 지장산이고, 조항산은 따로 있어요?
        조항산은 여기서 뵈는 곳, 부남서 제일 높아요.
        그래 그 산을 가리키며, 저기다다 뫼를 쓰면 삼대만이면 중군을 할 테니까, 거기다 쓰라는거여.
        @조사자 : 중군이라는 게?
        중군은 옛날로는 중군이라고 벼슬이 있어요. 중군 벼슬. 그래 인제 우리 할아버지가,
        “나는 외롭고 몸도 체약한 사람이 부모 백골 거기다 모셔 놓고 관리를 못하니까.”
        그때 돼지가 많았다는 거요. 거기.
        “그보다도 하여튼 손 많은 데다 좀 써 주시오.”
        그래 다시 거기서 내려와 가지고서는 조항산 거그를 올라간 거여. 거기를 딱 올라가지고는, 우리 지금 현재, 도구산이 있어요.
        “저기다 뫼를 쓰면은 육대만에 자손이 꽉 찰 팅개 그럴 줄 알으라구.”
        그람서 몇 대를 내려가냐면 칠십대까지 내려간다고 그라드라고.
        그래 가지고서 우리가 일지대사한테 묏자리는 얻었어요. 칠대조 할아버지가.
        그런디 일지대사가 그 누가하고, 내가 그걸 잊어 버렸는디, 어느 대사하고 싸우다가 전라도 쪽에는 묏자리가 못 잡아 줬다는 거여, 둘이 싸우다가.
        그라고 설천에 가면 또 있어요. 일지대사 소점{所點}이. 설천 평지마을 박씨.
        거기도 묏자리를 잡아 줬는데, 거기는 처사 날 자리라고 그러더라는 거여. 그래서 그 묘 쓰고 처서가 났어요. 박처사가.
        박처사가 났는디, 아홉 살, 아니 열두 살 먹던 해, 열두 살 먹던 해, 서울로 공부를 하러 갔더라는 거요.
        공부를 하러 갔는데, 하루 저녁에 저녁을 먹고 천기를 보니까, 어떻게 급하던지 그 길로 축지를 해 가지고 평지마을로 내려왔어.
        사흘 만에 포졸이 잡으러 왔더라는 거요. 칠월 달인데.
        그래 이 사람이 내려오면서 산내끼{새끼} 고놈을 가지고 요렇게 요렇게[손을 빙글 빙글 돌리면서]. 비암{뱀}이 되는 거요. 그게.
        그래 가지고서는 사흘 만에 포졸이 와서,
        “그 박아무개 어딨냐고.”
        “저기 저기, 미친놈 저기 있다고.”
        머리를 산발을 하고, 보니깨 비암을 가지고 놀거든. 그냥 갔어. 미친놈이라고.
        그래 가지고서는 얼마를 지나다 보니까, 자기하고 같이 공부를 한, 열둘이 공부를 했다는 거여.
        @조사자 : 박처사하고?
        박처사하고 평양의 안진사라고 하는 사람하고.
        근디 열둘이 제자가 있었는디, 선생이 역모를 하다가 발각이 돼 가지고, 그래 역모를 하다가, 제자까지 싹 죽인다는만요. 그때.
        @조사자 : 그렇죠.
        그래 가지고서는 그걸 모면을 하기 위해서 내려왔더라는 거여. 축지를 해 가지고. 열두 살 먹든 해에.
        @조사자 : 박처사가?
        예.
        @조사자 : 그 재주가 있었네요.
        그래 인제 박처사가 인제 그 내려와 가지고서는 하루 저녁에 천기를 보니까, 안진사가 살았드라네요.
        그래 가지고 평양을 왔어, 인자. 저녁에. 놀러. 간개 그 안진사가 깜짝 놀라드라는겨. 우짠 일이냐고.
        “그래 자네는 어떻게 이렇게 살았느냐고.” 그랑깨,
        “나도 저녁 밥 먹고 천기를 보니깨 어떻게 말도 못하게 급하던지 그래 말도 못하고 그냥 피신해서 평양으로 갔다고.” 그러드라는겨.
        근디 안진사에는 아들이 하나 있고, 박처사에는 딸 하나 있고 아들이 하나 있어.
        그래 인자 결혼을 했어. 박처사 딸이 안진사 며느리가 되어 갔어. 그래 수시로 왔다 갔다 한다는겨. 축지를 하니까.
        그래 가지고서는 인자 딸은 그렇게 안진사 며느리가 되어 갔고, 아들이 있는디 아들이 스무 살이 가까워 되도록 장가를 안 보냐.
        @조사자 : 박처사 아들을.
        박처사가. 자기 아들을. 그랑깨,
        “왜 저렇게 나이가 먹었는디, 왜 장개를 안 들이냐고.” 그라니깨 뭐라는고 하니,
        “스무 살 먹으면 죽을 낀디.” 그라드라는겨.
        그래 스무 살 먹응개 죽드라는겨 그냥. 그래 가지고서는 박처사가 죽을 적에,
        “우리 집안들은 여기에 하나도 뜨지 말어라. 뜨면 죽는다.” 그라면선
        “육대만이면 나 같은 손 하나 난다고.” 그러드라는겨. 육대만이면.
        근디 내가 듣기로는 거기 양자를 했는데, 거기 대령 누구 하나가 있드라고요, 대령 하나가.
        근데 그 사람을 지칭을 하지 않는가 그 생각이 들어.
        @조사자 : 설천 박씬가요?
        설천 박씨요. 평지마을 박씨요.
        #청중 : 밀양 박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