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글 풀이 하는 이야기는 좋지 않은 것 아니냐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시고 조사자들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후 단종실기 내용은 다 알지 않 느냐는 말로 조사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이야기를 이어갔다.
채록내용
단종이, 참, 그, 영월서 가 귀양살이 하더가, 참, 그냥 제명으로 못 죽었잖아요.
그 역사를 보다시피, 그래 죽구 나서 그 단종의 제사 받드는 이두 누가 없잖아요.
그걸 첨에 예전에 몇 십 년 후에 그게 밝혀진 담에 제사를 받들지, 단종의 묘도 영월에 어문도라는 사램이 밤에 갔더가,
시방 잠든 자리에 갖더가 밤에 갖더 묻어놓고, 평토난데를 우선 숨었으니, 첨에는 묘도 못 찾았는데, 제사 지낼 사램이 있어요?
그랜데 정효준{鄭孝俊(+1577(선조 10)∼1665(현종 6). 조선 후기의 문신.}이랜 사램이, 단종의 제사를 받들어 주는데,
주는데, 그 사램이 결혼을 두 번 했는데, 두 번 다 상처를 하고 자식도 하나 없이,
결혼 두 번 했는데, 두 번 다 여자가 죽고 혼자서 있으면서 단종의 제사를 지내줬어요.
제사를 지내 주니, 할 소일이 읎고 심심하니까, 장기 친구를 만내가지고 장기 뚜러 당기는데, 이진경이라는 사램이 장기 친구를 했어.
그 집에 만날 장기 띄는데, 장기 뛰루 가서 장기만 뛰구 오고, 오고 하는데, 그 진경이라는,
장기 친구의 딸이 한 열댓 살 먹은 처녀가, 그렇게 장기 뛰러 댕기다 보믄, 친구의 딸이 그렇게 유심히 이쁘더라잖아요.
이쁘니 이기 자꾸 속으로 흑심이, 흑심이 생기는 기야.
친구의 딸인데두, 흑심이 생기니, ‘참,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민 그래더가,
자꾸 볼수록, 볼수록 자꾸 유심히, 정이 가고 하니, 다정한 친구 장기 뛰더거는, 말을 할 듯 할 듯 하더가 안하고 한하고 하니,
이 진경 친구두 눈치를 알어채랬단 말이야.
뭔 말을 할라는데 안하고 안하고 하니, 몇 달 며칠을 그래 놀더가 그 담에 한 번은 파물었다.
“자네과 나 사이에 이래 친하게 장기를 뛰고 날마다 뛰는데, 날만 새면 장기를 뛰고 하는데,
뭔 말인지 내한테 할 말이 있는 같은데 안하니, 좀 들어보면 어떠냐?”
하니, “아구, 뭐이 할 말이 있긴 있지마는 못해, 못해.”
하고, 또 미루고, 또 미루고 하더가, 하더가, 으 몇 달 며칠을 그래 지내더가 아, 고만 궁금해 못 베기겠으니,
그 다음에 가서는 툭 뱉은 소리가 그 기야.
“내가 자네 사우노릇하면 어떻겠는가?”
그래니, 이 사람이 중책이{중추가} 콱 맥해 가지고, “아고, 이 사람아! 친구 간에 내가 못할 소리 없이 자네 소원 다 들어주어도, 그것만은 안 되겠네.”
그래니, 아 고만 집에 돌아와 가주고, 얼매나 자신을 뉘우채, ‘어? 내가 천부당만부당한 말을 꺼냈으니, 이거는 인제 무안해서 대면도 못 하겠고,
장기 뛰러도 못 가겠고, 아이고, 내가 왜 이글 참지 못하고, 끝끝내 참지 못하고, 말을 꺼냈는고?’
어거 후회막급이잖아, 주워 담지도 못 하고.
그래, 후회를 하면서 고만 나가지 않았잖아.
나가지 않고, 놀러도 안 가고, 들어앉아서, ‘참, 밥맛도 없고, 내가 왜 이 경솔하게 내가 이런 말을 꺼냈는고?’
이걸 후회만 하고 들어앉았더니, 들어앉았는 사이에 그 이진경이라는 집에, 하룻밤에 그 사람들 두 내우가 꿈을 꾸니,
“단종대왕의 어가{御駕(+임금이 타던 수레)}가 오신다.”
하고 선전관이 와서 선전 하드래잖아, 꿈에.
그래니, 아고 단종대왕이 오신다 하니까 그냥 뭐 신도 못 신고 맨발로 거리에 나가서,
[고개와 허리를 숙이면서]
꿇어 엎드려, “그저 전하께서 이 누지에 어떻게 왕림하십니까?”
하니까, “어, 다름이 아니야. 다름이 아니고 내가 여 온 것은 다른 뜻이 아니고 저 정효준이라는 사램이 상처를 두 번씩 하고,
지끔 혼저 있어서, 우리에 위패{位牌}, 위패도 모시고선 우리를 제사를 받들어 주니, 그래고 그 사램이 후복이 좋아.
지끔으는 혼자 돼 가지고 있지마는, 자식도 없지마는, 내중에 후복이 좋은 사램이니, ‘자네 사우를 삼으면 어떻나?’ 하고 그래서 중매하러 왔네.”
그래니 뭐 참, 왕이 그런 꿈에래도 현몽을 하니 못한다고 거절 못 하잖아.
[머리를 조아리면서]
“아, 그저 전하께 분부가 그러시다면은 그 시행해야지요.”
그래고는, “어 그래면은 나를 여러 번 걸음하게 하지 말게.”
그러고는 휙- 가니까, 전송하고는 들어오니, 그 사람이 정, 정효준이라는 사람이 내한테 직접 얘길하던 기,
이기 단종이 꿈에 현몽해 가지고 이렇게러 중매를 왔다고 하니, 이 기 필유곡절{必有曲折(+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하지 희한한 일이거던.
그래니 곰상곰상 잠이 안 오잖아.
잠이 안 오더가, ‘아이, 안되겠다고.’
내실에 들어가 봤잖아.
할미 자는데 들어가 보니, 할미 불을 켜놓고 앉았어.
“아이, 왜 으슥한데 자지 않고 있느냐?”
하니, “아이, 영감은 왜 왔소?”
“아이, 난 뭐, 꿈이 이상해서.”
“나도 꿈이 이상해서 잠이 안와 그래요.”
“뭔 꿈을 어떠 꿨느냐?”
하니, 할미 역시 마찬가지야.
“아이, 꿈에 저 저, 단종이 어가가 와지고 당신을 보구선 당신 장기 친구를 사우를 삼으라고, 그래 중매하러 왔다고 합디다.”
그래니, “당신 꿈과 내 꿈과 똑같으니 희한한 일이라고.”
그래 궁시렁거리니, 할멈이 하는 소리가, “아이, 그까짓 꿈을 가지고 믿어요? 음 음, 꿈을 믿을라 하우? 당신이.
꿈을 믿는 사람이 어디 있소. 꿈을 백프로 믿으면은 다 오해라고.”
할미가 딱 잡아떼니, 내 방으로 왔다.
와서 잘라고 해도 잠이 안 와.
할미는 꿈이 허사라고 믿지 말라고 했는데, 그러나 이 기 안 믿을 수도 없구.
그래 노심초사 이 기 곧 생각힌단 말이야.
곧 생각해서 잠을 못 자고, 그럭저럭 하더 날을 새고, 하루 지내 이틀 지내도 이게 잊어버리지 않아.
그럭저럭 하더가 한 일주일 지내고 났는데, 하룻밤에 또 꿈 뀌다 보니까 단종어가가 또 오신다하잖아.
또 쫓아나가서 엎드려 굴복을 하니까, “음, 내가 먼저 번에 왔을 적에, 나를 걸음 여러 번 하지 말게 하라고 자네 당부당부 했는데, 자네가 이럴 수가 있는가?
응? 그래면 안 되지.”
그 다음엔 노기가 좀 있는 음성으로 그럭하더래.
그래니, “아, 그 뭐, 죽을죄를 졌습니다.”
하구선, 사죄 하구선, “봉양하겠습니다.”
그랬잖아.
그래고는 고만, “그럼 난 가네. 걸음 또 하지 말게 하게.”
그래고 가니, 그 다음 인나니까{(+&일어나니까&의 뜻임.)} 벌벌 떨리는 기 잠도 안 오고,
정신이 없어서 안방에 들어가니, 할미도 인나 앉은 기야.
꿈이 똑같애, 얘기하니.
그래도 할미는 안 믿는대.
거절이야.
안 믿으니, 원 영감은 더군다나 몸이 초조해서 우떡 할 수 없아.
‘첫 번째 보담 두 번째 벌써 왔는데, 하머, 양미간에 노기가 등등하니 오셨는데, 이걸 거역하면은 무사치 않겠는데 우떻 해야 되나?’
하구선 잠을 못 자고 있더니, 그럭저럭 하더가 또 일주일 지내니, 하룻밤에 또 오신다하더래.
‘아, 이번엔 큰일 났구나.’ 하구서는 나가니까,
[두 주먹을 쥐어 이마 앞에 보이면서]
아, 눈이 성클해 가지고선 어? 삼각수 수염을 거슬래 가지고 호통을 치는데, 뭐 뭐, 엄청 나거든.
엄청 나요.
그래, 나졸을 시키더니, “이거는, 이 사람은 죄가 아니니, 이 사람의 부인 죄니까, 잡아 넣라.”
하니까, 나졸이 가서 잡아서 끌고 오니, 엎어놓고는, “볼기 쳐라.”
하니까, 그저 볼기를 삼십 도를 때리더래.
“다시는 내 명령을 거역하겠느냐?”
호통을 치민서는 볼기를 때리더래.
때리고는, “인제는 내 명령을 거역하면은 느 목숨은 요절날 기라.”
하민서는 호통을 치고 가니, 간 뒤에 정효진이라는 사램이 잠에 깨서 보니,
[양손으로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땀이 나서 옷이 다 젖었드라잖아.
졸락 젖어서 잠도 안 오고, 안방 들어가니,
[한쪽 엉덩이를 들어 한 손으로 문지르면서]
할머이 앉아 엉엉 울고 앉아 이렇게 있잖아.
걷어보니, 이렇게 멍자국이 시커멓게 들어더래잖아.
“인제는 안 된다고, 먼저도 내가 뭐이라 하더냐구. 응? 먼저두 승낙해 주자 하니까, 할미까 쌔우더니{우기더니} 할미가 이 봉통을 당했으니, 인제는 한 번만 더 거역하믄 우린 집안이 망하고 우리 다 살지 못한다고.”
날이 훤하게 새길 정효준이한테 쫓아갔네.
쫓아가서, “아무개 친구 있는가?”
하고 문을 두디리니까, 아 이 사람이 며칠 간 그럭저럭 하더 보니 한 달간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오니까, “우짼 일인가?”
하고선 문을 열어 주미, “아, 자내가 날두 새기 전에 우짼 일이야?”
하니, “아, 이 사람아! 어? 자네 그 말 한 마디 했다고 두문불출하고 들앉아 앓으면 어떠하는고? 놀러 좀 오던지 하지.”
그렇단 얘기도 안 하고.
“오지, 그래고 있느냐고.
자네 그 말 한 마디하고 간 다음에 나도 곰곰이 많이 생각했네.
생각해 보구선 그래 왔으니 얼른 저저, 사주단자 써 주게.”
단종한테 혼났다 소리도 안 하고, “얼른 사주단자 써 주게.”
하니, 글을 잘 아는 선비것다 뭐. 그냥 정해 가지고, 이 사람은 뭐 꿈인지 생신지 뭐 펄쩍 날갔지 뭐.
그래서 사주단자를 써서 주고, 그래, 보내놓고는, 날 택일을 해 가주고 결혼식 했다.
그래 보내고 나니, 사주단자 보내고 나니, 그날 밤에 열다섯 살 먹은 딸이 꿈을 꾸고는 아버지한테 와서
“아버니요, 저 지난 밤에 꿈을 희한한 꿈을 뀄어요.”
“뭔 꿈을 어때 뀄느냐?”
하니, “아버님 장기 친구 그 정생원이 아, 용이 돼 가지고 하늘로 올라가민 날 더러 새끼를 받으라 하잖아요.
그래서 치마를 이래 벌래댔더니 아, 용의 새끼가 꼬물꼬물 세 마리가 치매 앞에 오잖아요.”
“아우, 그래 그 꿈이 우떤지 몰르겠네,”
가만히 생각하니 참 단종 말따나 이 사람이 참 복이 좋은 사람이니, 옛날 세월에 아들이 참 용을 받으면은,
참 저저 장원급제하는 기야, 벼슬하는 기야, 그래서, “아, 참 꿈이 대몽이로구나, 용의 꿈을 뀄으니 대몽이로구나.”
그래곤 결혼식을 올려줬는데, 그래 그 제목이 십오 세 신부에 오십 세 신랑이야.
오십 세 신랑에 십오 세 신부.
@1보조조사자 : 그 부모가 안 시킬 만 했네요.
그렇지요.
그래서 가 사는데 참 얼매 안 되서 포태를 하니까 아들을 내리 삼형제를 내리 낳더래잖아,
삼형제를 낳는데 재주가 천재야.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열을 가르치면 백을 알고, 아주 한 번 들으면 잊어먹지 않고 재주가 좋아.
그래 재주가 좋으니, 참 장성해 가지고, 한 십오 세, 십육 세 이렇게 돼 가니 나라서 과거령이 나니까, 가서 과거급제를 했다구.
다 과거급제를 하고, 그래 가지구 참 잘 살더가 죽은 건 아직 몰라.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는데…….
{이야기를 마무리해서 조사자들과 9초가량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추가로 이야기를 함.}
그 정효준이라는 사램이 또 꿈을 뀄는데, 첫 번 초처 장개갈 적에 꿈을 꿰가지고 보니,
신방이라고 꾸민 신방이라고 하는데 들어가니 아무것도 없드란 얘기야.
신부가 없드란 얘기야.
‘희한하다.’ 하고 그래 결혼을 했는데, 여자가 오래 안 살고, 을매 안 살고 죽어 삐리고,
두 번째에 장개 가던 날 밤에 또 꿈을 꿰니, 신방이라고 들어가 보니, 언나가{(+&어린 아이가&의 뜻임.)} 포대기 밑에 있는 그 기 신부라 하더라잖아.
포대기 속에 덮예 있는 언나드래.
그래 또 두 번째 여자가 죽구, 세 번째 열다섯 살 먹은 신부를 장개 들어 가주고 보니, 꿈에 참 또 들어가니, 신방이라고 들어가니,
참말로 끔산한{+정확한 뜻을 알 수 없다.} 처녀가 그 여자더래.
그래니, 그 기 옛날말로 월무적승{月毋赤承}이라는 기 맺어놓지 않은 사람끼리 맺은 모양이야.
그래서 그렇게 실패를 다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