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앞의 이야기에 이어서, 조사자가 이야기를 하나 더 해달라고 요청하자 구연을 했다.
채록내용
[일련번호 및 파일명] 1-05_20_FOT_20090117_LJH_JYY_0002 [제목] 선비에게 시집간 처녀 [구연정보] 조사일시 : 2009. 1. 17(토) 조사장소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교리 노인정 제보자 : 정영 청중 : 11인 조사자 : 임재해, 조정현, 편해문, 박혜영, 김원구, 임주, 황진현 [구연상황] 앞의 이야기에 이어서, 조사자가 이야기를 하나 더 해달라고 요청하자 구연을 했다. [줄거리] 아낙네 혼자 딸을 데리고 사는데, 과거에 급제한 선비 사위를 보게 해달라고 공을 들였다. 그것을 지켜본 한 중이 처녀가 탐이나 불상 뒤에 숨어 부처가 말하는 것처럼 하여, 자신에게 딸을 시집보내라고 했다. 아낙네는 그 중을 찾아가 사위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중은 못이기는 척 혼인을 승낙했다. 그리고 궤짝 안에 아낙네의 딸을 넣고 지게에 짊어지고 이모 집으로 향했다. 이모 집에 가는 길에 해가 저물자 중은 주막에서 하룻밤 묵어가야겠다고 했다. 그런데 주막에서 처녀가 든 궤짝을 방안에 들이지 못하게 했다. 중은 궤짝을 밖에 두고 방에서 잠을 자는데, 갑자기 과거 급제한 선비가 주막에 도착하여 방을 비워야 했다. 중은 엉겁결에 방을 비우느라 처녀가 든 궤짝을 잊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궤짝 안에 든 처녀는 바깥 정황을 모르고 혼자 주절거리며 이야기를 했는데, 그 소리를 들은 선비가 궤짝을 열어 처녀를 발견한다. 그리고 궤짝에서 처녀를 꺼내고 곰 한 마리를 넣어 두었다. 다음 날 새벽 중이 다시 주막을 찾아와 궤짝을 짊어지고 이모 집으로 갔다. 중은 이모에게 처녀를 데려왔다며 혼례를 올려달라고 했다. 이모가 처녀를 보기위해 궤짝을 열자 갑자기 곰이 튀어나와 이모의 얼굴을 할퀴었다. 그리고 그 처녀는 결국 궤짝에서 자신을 꺼내준 선비와 혼인하게 되었다. [본문] 예전에요, 한 사람이 살았는데. 아-를{(+아이를)}, 딸을 하나 낳고, 남편이 고마{그만}, 없다. 없어가주고, 가머{가면} 만날 절에 댕긴다. "이 딸은- 어예든지{(+어떻게든지)} [두 손을 모아 빌고 머리를 조아리며]과거 선비한테 가, 가그러, 시집가게 해달라." 고, 엄마가 만-날{매일} 부처님한테 빈다. 이래 비이께, 이 중놈이 가-마{(+가만히)}, 중이 들어보이, 천만번 처자는 좋고, 모녀간인데. 만날 뭐, 뭐 칸다{한다}. 그래, 그래가 빈다. 그래가 자꾸 비이께네, "내가 마, 저거 부처 뒤에 가서 이얘기 해가 내가 장개{장가} 가야 될다." 고. 그래, 그래 가주고, 그래 한 번에는 참 부처 뒤에 가서, 부처 뚜둥 뚜둥-{(+부처가 말하기 전에 나는 소리인 듯하다.)} 한다. "그래 정성이 지극다{(+지극하다)}." 꼬, "지극하니, 저-, [한 손을 위로 들었다 내리며]저- 밖에 그거 집에 중놈이 있는데, 중이 있는데 거기 장개를, 시집을 보내머, 과거 선비 한다." 칸다. 어마이가 들어보이 부처가 말하는데, 어예{(+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래 부처가 말하이께{말하니까} 할 수 없어. 그래 막 거차는{(+&거침없이&라는 뜻으로 말한 듯하다.)} 간다. 모녀가 가가주고, [손을 비비며]막 빈-다. "어예든지{(+어떻게든지)}, 스님이 어예든지, 우리 사우 보그러{보도록} 해달라." 카이. 마-구 마-구 배척을 하거든, 배척을 하거든. "이 소인이 어예 대인한테 장개를 갈수가 있느냐?" 고. 중으는{(+중은)} 본래 장개를 옛날부터 못 갔다니더. "못 가는데, 갈 수 없다." 칸다. 그카이{그렇게 하니}, 하는 소리가, 그카는 거야. "그래 부처님이 그카시는데{(+그렇게 말하시는데)} 어예느냐." 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며]"부처님이 카는데 어예느냐." 고, 이카거든. "그 뭐, 그러면 그래지요{그러지요}." 칸다. 그래가주 인제 그칸다. #청중1 : 뒤에서 중이 말했네. [청중에게 손짓을 하며]예, 중이 뒤에서 웅- 카고 그래노이,{(+그렇게 하니,)} 그래 그칸다. "이, 중이가 여기서 행례{行禮}를 하도 못하고, 내가 뭐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하꼬{はこ(+&상자&라는 뜻이다.)}를 하나 짜가주고, 처자를 여-{(+넣어)} 가주고, 우리 이모가 가가 한다{(+이모댁으로 가서 혼인을 하자는 말이다.)}." 칸다. 그래 거 뭐 구차없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뭐. 그래 해야 과거 선비한테 가지. 이래가주 인제,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이래-하꼬를 짜가주고 [어깨에 무엇을 메는 시늉을 하며]둘러 미고{메고} 자-꾸 간다. 가머{(+가면서)} 이얘기를 하이, 얼마나 잘 하노? 처자한테 이야기를 하고, 그래 마 좋-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 이모가 가먼, 거기 가먼 날 결혼을 씨게{시켜} 주께이{줄테니}, 거 가자." 칸다. 삽지거리에{(+&사립문 밖의 골목어귀&를 뜻하는 방언이다.)} 들어오며, 마구 좋아서요. "이모 아지매{아줌마}, 이모야!" 꼬 덮어쓴다.{(+끌어안으며 좋아한다는 말이다.)} "왜?" 카이. "내가 처자하나 데려오이께네, 나를 행례하게 해달라고 내일." 이칸다. "야이야-, 니가 어예 처자를 데루오노{(+데려오느냐)}?" 카이, "처자가 참- 좋은 처자가 왔다고." 그래 턱- 내룻는다{(+내린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뼉을 치며]아이고- 내가 이야기가 틀랬다. 아! 그래 과거 선비, 그래가 지고 간다. 지고 가다가 고마 길이 저물었어요. 길을 저물어 가주고, [두 손을 앞으로 뻗혀 어떤 형상을 표현하는 듯하며]어떤 중, 저거 예전 주막 안 있니껴? 거 들어가가 자자 칸다. 자자카이, "그래 뭐 저문데 안 된다." 카이, "아이고, 저물어도 뭐 거 좀 자고 가자." 칸다. [한 손을 앞으로 내밀며]이놈의 또 그거를 또 못 지고 들어 오그러{오도록} 한다. "아이고-, [두 손을 앞으로 내어 흔들며]이거는 안지고 가먼 안 된다 칸데이{(+한다)}." #청중2 : 그 사람들었는 거를 들어가지요. 그래 그래 뭐 [한 손을 뻗쳐 손목을 흔들며]저-끔 저- 저, 저 넘애{넘어} 갖다 놔두고 오시라고, 밖에 넘가{넘겨} 놓으라 칸다. 그래 농가{(+원래는 &나누다&는 말이지만, 여기에서는 &넘겨&라는 뜻으로 사용됨.)} 놓고 잔다. 자머{(+자면서)} 늘- 처자가 이얘기를 하네, "오늘이 오는데 욕 봤고, 좋다고." 이래이{이러니}. 아이고-, 한참 자고 나이께네{(+나니까)} [양팔을 벌리며]과거 선비 들어왔다고, 막 방 비우라고 일 난다. 그래 옛날에 거, 과거 선비 들어오는데 뭐 되니껴{됩니까}? 주막 집 방 안 비었다, [한 손을 들어 내저으며]고마 막 나가라꼬 정신없다. 고마 훌 쫓게 나오는데, 고마, 궤를 잊어부고 나왔다. #청중 : [모두 웃는다.] 그래, 귀인을 고마{그만} 잊어부고{(+잊어버리고)} 왔다. 잊어부고 와 놓이{(+놓으니)}, 밤에 잠이 오나 혼자 있으이. "아이고, [양 손을 앞으로 뻗히며]저거- 궤을{(+&궤를& 이라고 해야 하는데 잘못 말한듯함.)} 놔두고 와가{와서} 어쩌느냐." 고. 그래 새벽에 붐 하며 갔다{(+날이 새자마자 갔다는 말이다.)}. 그래 궤를 놔두고 가놓이, [한 손을 앞으로 내밀며]그래 쫓게 간 줄 모르고, 이얘기 글치. 거서 과거 선비가 자다보이, [한 손을 귀에 갖다 대며]마구 뭐 ''거거거걸-''{(+주절거리며 이야기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주끼는{(+지껄이는)} 소리가 나. "아휴, 어데 저런 소리가 나느냐?" 고. "여봐라, [한 손을 앞으로 내저으며]저 오시랍{(+사립문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문 좀 열어봐라." 카이 열어봤다. 열어보이, "궤가 하나 있니더." 카이, "그래, 궤 문을 한번 열어봐라." 열어보이 달덩이 같은 처자가 얼매가 좋은 처자가 있거든. 그래 고마, 고마, "여 데루{데려} 오라." 칸다. 과거 선비가, "데루오라{데려오라}." 칸다. [양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아래에서 위로 팔을 올리며]곰을 하나 집어 여뿌랬다고{(+넣어버렸다 그만.)} 마. 집어, 문을 [손바닥을 마주치며]탁 잠궈놓고 있다이께네, 새벽되이 뭐 일 난다{(+&사건이 생겼다&는 말로서, 사건이 생긴 것처럼 바쁘게 군다는 뜻이다.)} 아지매한테 그 궤달라고. 그래 가주고 움진달아가주{(+&움진달다&는 상황이 조급하여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는 뜻의 방언이다.)}, 거 고마 참 잊어부고 가가. 궤를 준다. 주이{주니}, 뭐 무쭐하잖을리껴{무겁지 않겠어요(+&무쭐하다&는 무겁다는 뜻의 경상도 방언이다.)}. [양팔을 몇 번씩 올리며]지고 간다. 지고 가며 *ㅇㅇㅇㅇ* 계속 이야기한다. "처자, 처자, 참 내가 어제, 참, 당황 결에 쫓겨 나오느라고 못, 참 데루와{데려와} 가주고 많이 미안타." 카이, 근데 뭐 곰이 말할 줄 아나? 뭐, "웅-웅웅-{(+곰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청중 : [모두 웃음]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그 또 그칸다. "처자, 처자, 내가 할 이야기 많아서, 내가 참 엉겁결에 뭐 가주 나올 수도 없고, 내 밤새도록 잠을 못 잤다." 꼬, "그르이께네 너무 화내지 마라." 카이께네, 뭐, "웅웅우-." 이래근다{(+이렇게 그런다)}. 그래가지고 이모각까지{(+&이모 집까지&를 잘못 말한 듯하다.)} 갔어요. 가가주 참 이모 아지매{아줌마} 일 난다{(+놀라거나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것이다.)}. "그래 처자 데루 왔다." 고 칸다. "니가 어예가 처자를 데루 왔냐." 카이, "언제, 이모 한번 열어봐라. 처자가 참 좋다." 카이. 그르이 이모 열어본다. 할매가, 참 이모가, "에-고, 참 아가씨가 어떤 아가씨가 있노." 카이, 이래 문을 여이께{(+열어보니까)}, [한 손으로 얼굴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곰이 고마 낯을 썩 허벼{(+할퀴어)} 뜯어 부래{버려}. 이모 낯을 썩 허벼 뜯어부이께네, #청중1 : 억지로 꾸며해도{(+꾸며도)} 안 된다. 그래 허벼 뜯어 부이{(+버리니)}, 고마 이모가 식겁을 하고 문을 열어보고, [양 손으로 상자를 여는 시늉을 하고 놀라며]"아이고-, 야이야, 뭐가 이르노{이렇지}." 카머. [손뼉을 한 번 치고]그르이{그러니} 곰이요, [한 손을 들어 먼 곳을 가르치며]뒷산에 가뿌드라니더{(+가버리더래요)}. [한 손을 몇 번씩 내저으며]그르이 처자는 과거 선비한테 갔다 카이께네. #청중2 : 선비한테 시집 가버렸어. 그래, 시집 가버렸어. 억지로는 안 되고. #청중3 : 곰을 거 좌{(+주어)} 여놨구나{(+넣어 놓았구나)}. 그르이 공을 드리니까, 이 처자는 맹 과거 선비한테 가는 거야. 그래 이야기 그르이더{(+그러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