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선비에게 시집간 처녀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임재해, 조정현, 편해문, 박혜영, 임주, 황진현, 신정아
조사장소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조사일시
2009.01.17
제보자
정영 (여, 82세)
조사지역
경상북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앞의 이야기에 이어서, 조사자가 이야기를 하나 더 해달라고 요청하자 구연을 했다.

채록내용

[일련번호 및 파일명] 1-05_20_FOT_20090117_LJH_JYY_0002
[제목] 선비에게 시집간 처녀
[구연정보]
        조사일시 : 2009. 1. 17(토)
        조사장소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교리 노인정
        제보자 : 정영
        청중 : 11인
        조사자 : 임재해, 조정현, 편해문, 박혜영, 김원구, 임주, 황진현
[구연상황] 앞의 이야기에 이어서, 조사자가 이야기를 하나 더 해달라고 요청하자 구연을 했다.
[줄거리] 아낙네 혼자 딸을 데리고 사는데, 과거에 급제한 선비 사위를 보게 해달라고 공을 들였다. 그것을 지켜본 한 중이 처녀가 탐이나 불상 뒤에 숨어 부처가 말하는 것처럼 하여, 자신에게 딸을 시집보내라고 했다. 아낙네는 그 중을 찾아가 사위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중은 못이기는 척 혼인을 승낙했다. 그리고 궤짝 안에 아낙네의 딸을 넣고 지게에 짊어지고 이모 집으로 향했다. 이모 집에 가는 길에 해가 저물자 중은 주막에서 하룻밤 묵어가야겠다고 했다. 그런데 주막에서 처녀가 든 궤짝을 방안에 들이지 못하게 했다. 중은 궤짝을 밖에 두고 방에서 잠을 자는데, 갑자기 과거 급제한 선비가 주막에 도착하여 방을 비워야 했다. 중은 엉겁결에 방을 비우느라 처녀가 든 궤짝을 잊어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궤짝 안에 든 처녀는 바깥 정황을 모르고 혼자 주절거리며 이야기를 했는데, 그 소리를 들은 선비가 궤짝을 열어 처녀를 발견한다. 그리고 궤짝에서 처녀를 꺼내고 곰 한 마리를 넣어 두었다. 다음 날 새벽 중이 다시 주막을 찾아와 궤짝을 짊어지고 이모 집으로 갔다. 중은 이모에게 처녀를 데려왔다며 혼례를 올려달라고 했다. 이모가 처녀를 보기위해 궤짝을 열자 갑자기 곰이 튀어나와 이모의 얼굴을 할퀴었다. 그리고 그 처녀는 결국 궤짝에서 자신을 꺼내준 선비와 혼인하게 되었다.
[본문] 
        예전에요, 한 사람이 살았는데.
        아-를{(+아이를)}, 딸을 하나 낳고, 남편이 고마{그만}, 없다.
        없어가주고, 가머{가면} 만날 절에 댕긴다.
        "이 딸은- 어예든지{(+어떻게든지)} [두 손을 모아 빌고 머리를 조아리며]과거 선비한테 가, 가그러, 시집가게 해달라."
        고, 엄마가 만-날{매일} 부처님한테 빈다.
        이래 비이께, 이 중놈이 가-마{(+가만히)}, 중이 들어보이, 천만번 처자는 좋고, 모녀간인데.
        만날 뭐, 뭐 칸다{한다}.
        그래, 그래가 빈다.
        그래가 자꾸 비이께네,
        "내가 마, 저거 부처 뒤에 가서 이얘기 해가 내가 장개{장가} 가야 될다."
        고.
        그래, 그래 가주고, 그래 한 번에는 참 부처 뒤에 가서, 부처 뚜둥 뚜둥-{(+부처가 말하기 전에 나는 소리인 듯하다.)} 한다.
        "그래 정성이 지극다{(+지극하다)}."
        꼬,
        "지극하니, 저-, [한 손을 위로 들었다 내리며]저- 밖에 그거 집에 중놈이 있는데, 중이 있는데 거기 장개를, 시집을 보내머, 과거 선비 한다."
        칸다.
        어마이가 들어보이 부처가 말하는데, 어예{(+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래 부처가 말하이께{말하니까} 할 수 없어.
        그래 막 거차는{(+&거침없이&라는 뜻으로 말한 듯하다.)} 간다.
        모녀가 가가주고, [손을 비비며]막 빈-다.
        "어예든지{(+어떻게든지)}, 스님이 어예든지, 우리 사우 보그러{보도록} 해달라."
        카이.
        마-구 마-구 배척을 하거든, 배척을 하거든.
        "이 소인이 어예 대인한테 장개를 갈수가 있느냐?"
        고.
        중으는{(+중은)} 본래 장개를 옛날부터 못 갔다니더.
        "못 가는데, 갈 수 없다."
        칸다.
        그카이{그렇게 하니}, 하는 소리가, 그카는 거야.
        "그래 부처님이 그카시는데{(+그렇게 말하시는데)} 어예느냐."
        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며]"부처님이 카는데 어예느냐."
        고, 이카거든.
        "그 뭐, 그러면 그래지요{그러지요}."
        칸다.
        그래가주 인제 그칸다.
        #청중1 : 뒤에서 중이 말했네.
        [청중에게 손짓을 하며]예, 중이 뒤에서 웅- 카고 그래노이,{(+그렇게 하니,)} 그래 그칸다.
        "이, 중이가 여기서 행례{行禮}를 하도 못하고, 내가 뭐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하꼬{はこ(+&상자&라는 뜻이다.)}를 하나 짜가주고, 처자를 여-{(+넣어)} 가주고, 우리 이모가 가가 한다{(+이모댁으로 가서 혼인을 하자는 말이다.)}."
        칸다.
        그래 거 뭐 구차없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뭐.
        그래 해야 과거 선비한테 가지.
        이래가주 인제, [손으로 네모를 그리며]이래-하꼬를 짜가주고 [어깨에 무엇을 메는 시늉을 하며]둘러 미고{메고} 자-꾸 간다.
        가머{(+가면서)} 이얘기를 하이, 얼마나 잘 하노?
        처자한테 이야기를 하고, 그래 마 좋-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 이모가 가먼, 거기 가먼 날 결혼을 씨게{시켜} 주께이{줄테니}, 거 가자."
        칸다.
        삽지거리에{(+&사립문 밖의 골목어귀&를 뜻하는 방언이다.)} 들어오며, 마구 좋아서요.
        "이모 아지매{아줌마}, 이모야!"
        꼬 덮어쓴다.{(+끌어안으며 좋아한다는 말이다.)}
        "왜?"
        카이.
        "내가 처자하나 데려오이께네, 나를 행례하게 해달라고 내일."
        이칸다.
        "야이야-, 니가 어예 처자를 데루오노{(+데려오느냐)}?"
        카이,
        "처자가 참- 좋은 처자가 왔다고."
        그래 턱- 내룻는다{(+내린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뼉을 치며]아이고- 내가 이야기가 틀랬다.
        아! 그래 과거 선비, 그래가 지고 간다.
        지고 가다가 고마 길이 저물었어요.
        길을 저물어 가주고, [두 손을 앞으로 뻗혀 어떤 형상을 표현하는 듯하며]어떤 중, 저거 예전 주막 안 있니껴?
        거 들어가가 자자 칸다.
        자자카이,
        "그래 뭐 저문데 안 된다."
        카이,
        "아이고, 저물어도 뭐 거 좀 자고 가자."
        칸다.
        [한 손을 앞으로 내밀며]이놈의 또 그거를 또 못 지고 들어 오그러{오도록} 한다.
        "아이고-, [두 손을 앞으로 내어 흔들며]이거는 안지고 가먼 안 된다 칸데이{(+한다)}."
        #청중2 : 그 사람들었는 거를 들어가지요.
        그래 그래 뭐 [한 손을 뻗쳐 손목을 흔들며]저-끔 저- 저, 저 넘애{넘어} 갖다 놔두고 오시라고, 밖에 넘가{넘겨} 놓으라 칸다.
        그래 농가{(+원래는 &나누다&는 말이지만, 여기에서는 &넘겨&라는 뜻으로 사용됨.)} 놓고 잔다.
        자머{(+자면서)} 늘- 처자가 이얘기를 하네,
        "오늘이 오는데 욕 봤고, 좋다고."
        이래이{이러니}.
        아이고-, 한참 자고 나이께네{(+나니까)} [양팔을 벌리며]과거 선비 들어왔다고, 막 방 비우라고 일 난다.
        그래 옛날에 거, 과거 선비 들어오는데 뭐 되니껴{됩니까}?
        주막 집 방 안 비었다, [한 손을 들어 내저으며]고마 막 나가라꼬 정신없다.
        고마 훌 쫓게 나오는데, 고마, 궤를 잊어부고 나왔다.
        #청중 : [모두 웃는다.]
        그래, 귀인을 고마{그만} 잊어부고{(+잊어버리고)} 왔다.
        잊어부고 와 놓이{(+놓으니)}, 밤에 잠이 오나 혼자 있으이.
        "아이고, [양 손을 앞으로 뻗히며]저거- 궤을{(+&궤를& 이라고 해야 하는데 잘못 말한듯함.)} 놔두고 와가{와서} 어쩌느냐."
        고.
        그래 새벽에 붐 하며 갔다{(+날이 새자마자 갔다는 말이다.)}.
        그래 궤를 놔두고 가놓이, [한 손을 앞으로 내밀며]그래 쫓게 간 줄 모르고, 이얘기 글치.
        거서 과거 선비가 자다보이, [한 손을 귀에 갖다 대며]마구 뭐 ''거거거걸-''{(+주절거리며 이야기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주끼는{(+지껄이는)} 소리가 나.
        "아휴, 어데 저런 소리가 나느냐?"
        고.
        "여봐라, [한 손을 앞으로 내저으며]저 오시랍{(+사립문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문 좀 열어봐라."
        카이 열어봤다.
        열어보이,
        "궤가 하나 있니더."
        카이,
        "그래, 궤 문을 한번 열어봐라."
        열어보이 달덩이 같은 처자가 얼매가 좋은 처자가 있거든.
        그래 고마, 고마,
        "여 데루{데려} 오라."
        칸다.
        과거 선비가,
        "데루오라{데려오라}."
        칸다.
        [양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아래에서 위로 팔을 올리며]곰을 하나 집어 여뿌랬다고{(+넣어버렸다 그만.)} 마.
        집어, 문을 [손바닥을 마주치며]탁 잠궈놓고 있다이께네, 새벽되이 뭐 일 난다{(+&사건이 생겼다&는 말로서, 사건이 생긴 것처럼 바쁘게 군다는 뜻이다.)}
        아지매한테 그 궤달라고.
        그래 가주고 움진달아가주{(+&움진달다&는 상황이 조급하여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는 뜻의 방언이다.)}, 거 고마 참 잊어부고 가가.
        궤를 준다.
        주이{주니}, 뭐 무쭐하잖을리껴{무겁지 않겠어요(+&무쭐하다&는 무겁다는 뜻의 경상도 방언이다.)}.
        [양팔을 몇 번씩 올리며]지고 간다.
        지고 가며 *ㅇㅇㅇㅇ* 계속 이야기한다.
        "처자, 처자, 참 내가 어제, 참, 당황 결에 쫓겨 나오느라고 못, 참 데루와{데려와} 가주고 많이 미안타."
        카이, 근데 뭐 곰이 말할 줄 아나?
        뭐,
        "웅-웅웅-{(+곰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청중 : [모두 웃음]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그 또 그칸다.
        "처자, 처자, 내가 할 이야기 많아서, 내가 참 엉겁결에 뭐 가주 나올 수도 없고, 내 밤새도록 잠을 못 잤다."
        꼬,
        "그르이께네 너무 화내지 마라."
        카이께네, 뭐,
        "웅웅우-."
        이래근다{(+이렇게 그런다)}.
        그래가지고 이모각까지{(+&이모 집까지&를 잘못 말한 듯하다.)} 갔어요.
        가가주 참 이모 아지매{아줌마} 일 난다{(+놀라거나 즐거워서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것이다.)}.
        "그래 처자 데루 왔다."
        고 칸다.
        "니가 어예가 처자를 데루 왔냐."
        카이,
        "언제, 이모 한번 열어봐라. 처자가 참 좋다."
        카이.
        그르이 이모 열어본다. 할매가, 참 이모가,
        "에-고, 참 아가씨가 어떤 아가씨가 있노."
        카이, 이래 문을 여이께{(+열어보니까)}, [한 손으로 얼굴을 때리는 시늉을 하며]곰이 고마 낯을 썩 허벼{(+할퀴어)} 뜯어 부래{버려}.
        이모 낯을 썩 허벼 뜯어부이께네,
        #청중1 : 억지로 꾸며해도{(+꾸며도)} 안 된다.
        그래 허벼 뜯어 부이{(+버리니)}, 고마 이모가 식겁을 하고 문을 열어보고,
        [양 손으로 상자를 여는 시늉을 하고 놀라며]"아이고-, 야이야, 뭐가 이르노{이렇지}."
        카머. [손뼉을 한 번 치고]그르이{그러니} 곰이요, [한 손을 들어 먼 곳을 가르치며]뒷산에 가뿌드라니더{(+가버리더래요)}.
        [한 손을 몇 번씩 내저으며]그르이 처자는 과거 선비한테 갔다 카이께네.
        #청중2 : 선비한테 시집 가버렸어.
        그래, 시집 가버렸어. 억지로는 안 되고.
        #청중3 : 곰을 거 좌{(+주어)} 여놨구나{(+넣어 놓았구나)}.
        그르이 공을 드리니까, 이 처자는 맹 과거 선비한테 가는 거야.
        그래 이야기 그르이더{(+그러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