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자료
구연상황
기억력과 입담이 좋으신 분이어서 재미나게 이야기를 구연해 주었다. 청중들도 모두 귀 기울이며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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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및 파일명] 1-04_18_FOT_20090221_PKS_ICG_05 [제목] 젙상이 생긴 이야기 [구연정보] 2009. 02. 21(토) 경상남도 함양군 유림면 서주리 우동마을 우동마을회관 임채길(남, 69세) 15인 서정매, 문세미나, 이진영, 조민정 [구연상황] 기억력과 입담이 좋으신 분이어서 재미나게 이야기를 구연해 주었다. 청중들도 모두 귀 기울이며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줄거리] 이율곡 선생이 팔도를 방방 곳곳 헤매고 다닐 때, 어느 잘 사는 집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마침 그 날이 제삿날이어서 음식을 거창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녁에 마당에서 귀신 떼가 나타나더니, 제사가 시작되자 제일 못 생긴 귀신 하나가 영감을 밀쳐내고 자기가 그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율곡은 그 집 아들에게 누구의 제사인지 물었더니, 아들도 그 영문을 모르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아들의 친부와 양부였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친부에게는 원상을 차리고, 옆에는 젙상을 차려서 양부에게도 상을 따로 차려 주게 되었다. [본문] 젙상, 옆상, 옆상이 와 생겼는고를? @ 아니, 이야기 해주십시오. # 근데 보통 사람한테 물어보면, 잡신이 와서 그 자기 묘자리 젙에 있는 사람 와서 먹으라고 젙상을 채려놨다고 하거든. 그게 원리가 그게 아니고, 젙상이라고 생긴 원리를 알아야 돼. 이율곡 선생이 시대를 못 맞췄어. 그 조선 팔도를 방방 곳곳 헤매고 대닐 때라, 시대를 맞출려고. 고을에 가니깐 잘사는 집이 하나 사는데, 그 집에 거기에 자게 되었어. 그날 자게 된 게, 하필이면 제삿날 저녁이라. 근데 엄청 잘 살아 놓으니까, 제사를 지내는 데 본께, 음식을 엄청시리 장만하고, 정성시리 정성을 엄청시리 쓰는 기라. 근데 마당에 불을 한 무디기 놔 문구녕으로 딱 아랫방에서이, 과객인데 아랫방에서 자야될 것 아니가. 문구녕으로 내다 본께, 마당에 불을 크게 있는데, 귀신 떼가 막 와서 거창하게 마당에 와 노는 기라, 마당에. 아이, 그라는데 제사 지낼 시간이 딱 된 께, 그 아이가 큰 두루마기 도폭을 입고 대문을 나가더마는, 이 불을 써 갖고 나가더마는, 저거 아버지를 이리 막 업고, 온 거 알고 업고 와 갖고, 마루에 갖다 놓는 기라. 본께네, 영감이 이만한 갓을 쓰고 막 수염이 이마이 나고, 아주 잘생긴 영감을 갖다가 마루에 갖다 내루는 기라{내리는 거라}, 제사라고 모신기라. 그래 인자, 흙무대기 가에 귀신 떼기가 노는데, 제일로 못생긴 귀신 하나가 명지수건을 해서 씌고, 한 쪽 다리를 걷이고, 이게 좋아 죽는 기라. 뺑뺑이를 막 도는 기라. 이기 막 좋아서 손벽을 치고. ‘그것 참 이상하다’ 해서 율곡 이이가 가만히 쳐다본께, 다른 귀신은 죽더라 기다리는데, 저거는 왜 나부대는고 싶어 희안한기라. 이게 뭐 곤조가 있지 싶어서 가만 쳐다 본께. 재물을 차려났는데 엄청 시리 재물을 걸게 채려 놨어. 채려놨는데, 지금은 축을 많이 안 이르제{읽지요}, 이전에는 축을 다 읽었어, 축을. 그래 인제 재물을 다 해놓고, 영감이 막 거창하게 제사상에 앉아서 재물을 먹을려고 떡 한께, 아들이 축을 딱 읽었어. 그런께 저거 아버지 축을 딱 읽으끼네, 못 된 그 귀신. @ 귀신들이 와가지고. # 그 마당에서 뛰틀 놈. 고놈이 바딱 뛰어 올라 가드만 마, 그 영감을 꺼서 마당에 던져 놓고, 지가 재물을 싹 긁어 먹어버리는 기라. 저거 참 이상한 일이다. 어째서 저기 못된 놈이 저거 아버지를 싹 후차 내삐리고 저라는가 싶은 기라. 그래 인자, 아랫방에 손님이 사람이 자는걸 알고 재물을 채려갖고 내려왔어. 재물을 받아놓고 율곡 이이가 오늘 저녁 누구 제사 인고 물어보니깐, 아버지 제사라 해서 그럼 엄마한테 올라가서 물어봐라 그래. 그래서 엄마한테 “어머니, 오늘 아버지 제사 맞지요?” 하니깐, “맞다” 그래. 그래 내려와 갖고 인자, “아버지 제사가 맞답니더”하니까, 또 혼자 보냈어. “한 번 더 물어 봐라” 하니깐, 그 이놈이 머리가 터졌던 모양이라. 부엌에 가서 정지칼을 갖고 가서 딱 꼽으면서, “어머니, 바른대로 애기하소, 누구 제사요?” 그랑끼네, 우짤 기라. 바른말 가르쳐 줘야 되지. 고기{그것이} 얻어먹는 고기{그 사람이} 저거 어머니가 얻어먹고 댕깄을 때, 아를 다리 밑에서 낳아갖고, 낳았는데, 그 영감이 상처를 했어. 그 할마이를 얻었는데, 아{애기}를 못 낳았는기라. 거 아를 있는 할마이를 인제 얻었는데, 그 아들을 저거 아들로 삼았어. 그런께 그 사람은 즉 말하자면 양부고, 요거는 친부란 말이라. 못된 귀신은 고거는 친부라. 그런께 호쳐먹는게 저거 아버지는 싹 걷어 먹었던 기라. 그래 인자, 그라믄 친부도 부모고, 양부도 부모인데 안 그런가베? @ 그렇죠. # 그럼 제사를 어떻게 지내야 되노? 그런께 이율곡 선생이 “오늘은 다 지냈고, 내년 오늘 저녁에 내가 여기 올꾸마” 이랬는 기라. 그래서 내년이 그 이율곡 선생이 그 집에를 갔어. 제사를 또 그리 거창하게 지내는 기라. 자, 그리 물었어. “오늘 제산데, 친부도 지내고 양부도 지내야 되는데, 제사를 어찌 지내야 돼요?” 하니깐, “젙상을 차려라”이래 된 기라. @ 따로 하나 차려 주자. # 상부도 젙상을 한 개 채리라. 그래 원상은 그 친부, 못 된 귀신, 이게 친부란 말이야. 그리 양부는 그리 살림을 많이 모아 놔도 젙상에 먹어야 돼. 그래서 그 젙상이 생긴 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