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솟을랑재와 남명 선생
자료분류
설화
조사자
류종목, 빈재황
조사장소
경상남도 진양군 미천면
조사일시
1980.08.04
제보자
박시원
조사지역
경상남도

음성자료


구연상황

잠시 밖에 갔다 온 청중(어용증외 1명)들과 어울려서 소주잔을 막 비운 뒤라 좀 취기가 있었다. 이야기하는 데에 스스로 흥이 나서 계속 이어간 것 중의 하나다. 청중들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서는 질문을 해 가면서 들었다.

채록내용

경상남도/진양군/미천면
[미천면 설화 22]
미천 4 앞
오방리 상촌
솟을랑재와 남명 선생
잠시 밖에 갔다 온 청중(어용증외 1명)들과 어울려서 소주잔을 막 비운 뒤라 좀 취기가 있었다. 이야기하는 데에 스스로 흥이 나서 계속 이어간 것 중의 하나다. 청중들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서는 질문을 해 가면서 들었다.
 
 그 동네 이름이 지금은 미륵인가? 여앞에는(이전에는) 
 안갈리 오미동, 동, 그 때는 동녘 동짜(東字) 썼거덩. 
 오미동 바래미골, 축재사 조정승이라 이리 됐거덩. 축재사라는 절 사(寺), 절이 있어. 〔조사자:가만 있자, 방금 말씀하신 거 한 번 더 이야기해 주시소.〕설매실면, 면은 그 때 설매실면이고, 선생이 자기 되가에서 커 가지고, 인천 토꼴 이씨 집에서 커 가지고, 이사를 갈 때 저 덕산을 들어갔거덩. 
 덕산으로 이사를 갈 때, 덕산으로 감성(가면서) 솥을 걸리고 재를 거 솟을랑재라 카는 재를 넘었어. 거어서(거기서) 질(길)이 십 리가 넘느마는, 자기 이사 나온 데서. 
 솟을랑재라 카는 재를 넘으니까…. 〔조사자:솟을령재?〕하, 
 솟을랑재, 소북하이 솟아. 그래 인자 말하자믄 그 의미가 
 솟을랑재가 솥, 솥 때민에 그 솟을랑재….〔조사자:아하.〕솥 때민에. ‘솥을 걸리고 가더라.? 
 그래 그 걸리고 가니까네, 등금 장사(1)[등짐 장수.]가 등짐을 지고 올라오는데, 그 재로, 재로, 몬당으로(꼭대기로). 그 재가 까풀고마.(2)[경사가 심하구먼.] 몬당으로 올라오니까 솥을 걸리고 간다 이기라. 그래 거어(거기) 와서 쉰다 이기라. 
 “보소, 자기는 무신 재주로 솥을 걸리고 갑니꺼?” 
 “그런 기 아니라, 나는 평소에 짐을 몬 지는 사람이 돼서 솥을 걸리고 간다.” 
 그래, 그 등금 장사가 회차리를 하나 〔손으로 대중해 보이며〕요만한 거로 장만해. 매로 말이지. 매를 하나 꺾어 가지고, 매를 하나 장만해 가지고, 등금짐이 지게 목발로(동발을) 쌔리(때려). 
 “이놈아.” 
 〔조사자:남명 선생이?〕남명 선생이 아이고(아니고) 등금장사가. 〔청중:등금 장사라꼬?〕〔조사자:누?〕남명 선생은 솥을 걸리고 가는데, 
 “자기가 뭐 때민에 솥을 걸리고 가느냐?” 
 묻거덩. 
 “무신 재주로?” 
 그래, 
 “나는 평소에 짐을 몬 지는 사람이 돼서 그래 솥을 걸리고 갑니더.” 
 “그래, 그러믄.” 
 그래 인자 그래 캐(해)놓고, 저 사람이 회차리를 하나 맨들거덩. 〔조사자:등금 장사가?〕등금 장사가 매로(를) 말이지, 회차리로 하나 맨들어 가지고…. 지게, 딱 짊어지고 가거덩. 지게, 지게 아는가 모르겄다. 〔조사자:지게 알기로예.〕〔청중:알지.〕짊어지고 가는 지게 목발로 이래 공가(괴어) 놓은, 등짐, 공가 놓은 목발로 쌔린다 이기라. 〔청중:등금, 소금 장사가?〕 
 “네 이놈! 너는 이놈아, 내하고 무신 원수가 맺히서 주야장천(晝夜長川)이눔 내 등어리에 업히 댕기나? 너도 이눔 걸어가자.” 
 탁 쌔린다 이기라. 그 지게 인자 목발로 쌔린다 이기라. 다리로(를) 쌔린께네 지게가 쭈죽쭈죽(뚜벅뚜벅) 걸어간다 이기라. 
 그 등금 장사가 자기보다 낫다 이기라, 선생보다, 남명 선생보다 그래 남명이 얼굴을 아주 볼 수가 없다 이기라,(3)[얼굴을 들 수가 없게 부끄럽다는 뜻.] 그 일 보고. 〔청중:내가 선생이지마는 저 넘이 낫다 이기라. 웃음〕. 저 양반이 벌써 저리 할 때는 내가 이리 큰일을 안 봤나 이기라. 그런께 남명 선생이, 
 “잘 몬 됐다. 용서해 도라.” 
 빈다 이기라. 
 “그럼 임자가 이런 행동을 할 것 겉으믄, 임자보다 십 배나 낫은(나은) 사람이 샌데도(많은데도) 불구하고, 만일 그 사람한테 앵기믄(만나지면) 이우찌 되노?” 
 이기라.〔청중:선생이네, 그 사람이.〕 
 “자기보다 십 배나 낫은 선생이 이런,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행동을 하고 댕이머(다니면), 이건 본판(원래) 지고 가라 카는 기지 걸리고 가라 
 카는 거는 아인 긴데, 이런 행동을 할 거 겉으믄 그 뒤에 선상(선생)을 만나믄 어떻기 하나?” 
 그 그기 바라(바로) 선생이라. 
 선생이라 카는 기 아이라 인자 뒤에 아다(알다) 보머(보면) 그기 솟을랑재 산신, 산신령이라. ‘너가 이런 행동 하지 마라.?이기라.〔조사자:아. 옳지.〕 
 그래, 그 재 이름이 솟을랑재라. 솥을 걸리고 가게 해서. 〔조사자:아, 
 솟을랑재.〕남명이, 님명 선생이 덕산 이사를 갈 때 그래가…. 〔청중:놀랬다. 그쟈(그지)? 웃음.〕